[전문가 칼럼] 싱가포르 AI 창업 허브로 부상
최근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는 글로벌 회사의 임원이 한국을 방문했다. 10년 넘게 알고 지냈던 비즈니스 파트너인 그는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우수한 창업자들과 투자금 그리고 테크(기술) 스타트업이 싱가포르에 모이고 있다고 했다.
이 임원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선 지금 인공지능(AI) 직종이 부상하고 있다. AI를 다룰 수 있으며, 테크 백라운드를 가진 직종의 수요가 지난 2년간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한다.
AI 관련 스타트업 직종의 중간 관리자의 경우 연봉이 미화 30만달러(한화 약 4억2000만원)에서 미화 40만달러(한화 약 5억6000만원)에 이르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에서 창업하거나 AI 등에 투자하는 열풍도 거세지고 있다. AI 칩 규제가 존재하지 않는 싱가포르의 영주권(permanent residency·PR)은 일정 기간 싱가포르에 체류할 경우, 심사 과정을 거쳐 약 6개월 안에 취득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파트너는 현재 이직 혹은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테크 인력의 경우, 과감하게 싱가포르로 이주해서 AI 스타트업에 취업하거나, 창업해 고연봉과 더불어 부가될 수 있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통해 단기간에 부를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러치(Clutch)에 따르면, 2024년 현재 700여개의 AI 기업이 싱가포르에 적을 두고 있다. 싱가포르 AI는 금융, 의료, 마케팅,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되어 왔다.
◇ 싱가포르로 모이는 중국 자본
다양한 인재가 몰리면서 AI 관련 기술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CNA뉴스와이어에 따르면, 2023년 초 기준으로 싱가포르에는 약 700개의 패밀리 오피스가 활동하고 있다. 이는 2020년 말(400개)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2017년 이후 7배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급격한 해외 자본 유입의 증가는 탄탄한 자산을 추구하는 초고액 개인 투자자들을 위한 중심지로서 싱가포르의 매력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중국 자본도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로의 외국인 직접 투자(FDI) 유입은 2021년 1311억달러에서 2022년 1412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또한, 지난 중국의 지난 2022년 대(對)싱가포르 외국인 직접 투자(FDI)는 미화 1400억달러(한화 약 190조)에 달한 바 있다.
중국 최대 해외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CSOP 자산운용사 또한 지난 2019년 싱가포르에 사무실을 열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싱가포르를 지역 거점으로 활용, 동남아시아 고객들에게 중국 및 아시아의 투자 기회를 촉진을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CSOP는 싱가포르의 금융 인프라, 투명하고 우호적인 규제 환경, 매력적인 세금정책 및 투자자들에게 용이한 접근성을 싱가포르에 사무실을 연 배경으로 들었다.
◇ 싱가포르, 5년간 AI에 1조 투자
싱가포르는 AI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24년 국가예산편성을 통해 향후 5년간 AI에 10억 싱가포르 달러(한화 약 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투자는 AI 컴퓨팅, 인재 개발 및 산업 성장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투자는 어디로 갈 것인가.
싱가포르의 인재 투자는 AI나 테크 창업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에게 큰 호기일 수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향후 3년간 AI 분야에서 경력을 희망하는 싱가포르 학생들에게 약 2000만 싱가포르 달러(미화 1500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회는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포함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싱가포르 정부는 향후 5년 동안 AI 인력을 1만5000명 이상으로 세 배 늘리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또 예산의 일부를 AI 객원 교수를 초빙해 연구를 주도하고 향후 5년간 지역 학생들에게 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데 배정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AI 연구를 위해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구입하고 임대하는 데 약 5억 싱가포르 달러(미화 3억7500만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AI 및 디지털 혁신을 위한 글로벌 허브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싱가포르의 AI 투자 전략 2.0′의 일부다. 이 덕에 2023년 약 4000개의 새로운 스타트업이 싱가포르에 등록됐다고 한다. 싱가포르의 인프라, 사업 용이성, 우호적인 규제 체제는 싱가포르를 스타트업 환경을 위한 최적의 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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