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단절된 호주 멜버른 외곽도로, GS건설이 잇는다[글로벌 K-건설]③

전준우 기자 2024. 7.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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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조원 규모 6.5㎞ 단절 구간 잇는 지하도로·터널 시공 맡아
공사 현장 맞은편 '커뮤니티 홍보 센터'…'주민과 소통' 최우선

[편집자주] 올해 누적 '1조 달러' 수주를 목표로 한 해외건설은 코로나19를 끼고 장기간 지속된 경기침체의 터닝포인트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견인할 해외수주시장의 견제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뉴스1>은 고도화된 건설기술과 집적된 노하우를 무기로 치열한 해외현장을 넘나드는 K-건설의 생생한 현장을 재조명한다.

호주 멜버른 노스이스트링크 도로 구축 공사 현장. (GS건설 제공).

(멜버른(호주)=뉴스1) 전준우 기자 = 지난달 28일 방문한 호주 멜버른 외곽의 노스 이스트 링크(North East Link) 터널 공사 현장 맞은편의 커뮤니티 홍보 센터 'Watsonia Hub'. 주민들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이곳에 방문하는 누구나 현재 진행 중인 공사가 무엇인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호주 3대 도시 중 하나인 멜버른을 둘러싸고 있는 외곽 순환 도로가 50년 만에 미완성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최초 계획은 1969년 수립됐으나 사업 계획이 번복되며 북동부 외곽 도로(M80 Ring Road)와 동부 도로(Eastern Freeway)가 단절돼 있었는데 지에스건설(006360)이 호주, 이탈리아, 중국 등 4개국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2021년 시공권을 따냈다. GS건설은 카펠라(Capella), 위빌드(Webuild) 등과 함께 재무적 투자자로도 참여한다.

GS건설 컨소시엄이 총사업비 약 11조 원의 도로 연결 공사를 진행하면서 가장 공들이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주민과의 소통'이다. 그중 GS건설 사업비는 2조 8000억 원 수준이다.

2021년 시작한 이 공사의 현재 공정률은 20%로 2028년 완공 예정이다. 통상 이 정도 규모의 공사를 국내에서 진행할 경우 공사 기간은 5년가량 걸리지만, 호주에서는 7년가량(86개월) 예상한다. 인허가부터 환경, 민원 해결 등으로 공사 기간이 더 길게 걸리기 때문이다.

김응재 GS건설 호주 인프라 수행 담당 상무(오른쪽)가 호주 멜버른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GS건설 제공).

현지에서 만난 김응재 GS건설 호주 인프라 수행 담당 상무는 "지역 커뮤니케이션 담당 직원만 25명으로, 환경 영향 평가 때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설계안과 공사 계획에 대한 피드백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공사는 TBM(Tunnel Boring Machine·터널보링머신) 터널 및 개착식 터널 등을 포함한 총 6.5㎞의 편도 3차로 병렬 터널과 이에 따른 환기시설, 주변 연결도로 등을 시공한다.

국내에서는 지반의 고강도 암석 비율이 높아 발파 방식의 활용도가 높지만, 호주나 유럽 등에서는 원통형 굴삭기를 이용하여 터널을 굴착하는 TBM 공법을 주로 사용한다.

김 상무는 "7월 중 TBM 굴착 착공을 시작하면 약 2년간 작동해 지하 터널을 뚫게 된다"며 "소음과 진동이 다른 공법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철저한 영향 평가를 거쳐 인근 주민들에게 임시 주거지를 제공하거나 소정의 보상 등을 반드시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하 도로 건설 완성 후 상부에는 녹지를 대폭 확충하고, 현지 지역 조경과 어우러지는 생태 교량(Land Bridge)을 조성할 예정이다.

주민 의견을 반영해 TBM 출발 지역을 조정하고, 주민 휴식 공간 요청도 반영했다. 생태 교량은 인근 주민들의 보행자·자전거 도로로 활용하게 된다.

호주 멜버른 외곽의 노스 이스트 링크(North East Link) 터널 공사 인근 주민들이 커뮤니티 홍보 센터 'Watsonia Hub'에 방문해 진행 중인 공사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GS건설 제공).

지하 도로에 필요한 환기 시설 설계에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커뮤니티 센터 내에는 도로 신설에 따른 대기질 오염 우려를 반영해 자세한 안내문도 비치돼 있다.

멜버른의 단절된 자동차 전용 도로가 완성되면 경제적 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매일 최대 1만 5000대의 대형 트럭을 자동차 전용도로로 운행하게 해 약 30분 이상의 통행 시간을 절약하고, 이에 따른 연료비 절감과 물류·운송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그동안 자동차 전용 도로가 단절돼 있어 대형 화물차들도 일반 도로로 통행하면서 인근 주민들의 사고 위험이 컸는데 이 또한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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