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금리, 기준금리보다 낮아졌다

이병권 기자 2024. 7. 17.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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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연 3.50% 아래로 떨어졌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전망에 따른 채권금리 하락이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를 끌어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시장금리가 갑자기 오를 요인은 없다고 본다"며 "지금이 고점이라고 생각하는 '예금 막차' 고객도 꾸준해서 정기예금 금리는 전반적으로 오를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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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 및 5대 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 변화 추이/그래픽=윤선정

주요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연 3.50% 아래로 떨어졌다.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에 힘이 실리자 시장금리가 내려가서다. 은행들의 수신액도 넉넉한 상황이라 정기예금 금리가 오름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3.35~3.45%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3.50%)보다 낮은 수준이다. 은행별로 신한은행이 연 3.35%로 가장 낮고 국민·하나·우리은행이 연 3.40%, 농협은행이 연 3.45%다.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5월 중순까지만 해도 3.50~3.60%를 오갔다. 그러다 지난달부터 일부 은행이 3.45%로 금리를 내리더니 이달 15일부터는 모두 기준금리보다 낮게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책정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도 마찬가지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로 각각 연 3.35%, 연 3.30%의 금리를 제공한다. 케이뱅크는 이달 초까지 연 3.50% 금리를 주다 지난 4일과 10일 2차례에 걸쳐 총 0.15%포인트 금리를 낮췄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5월부터 3.30%로 금리를 정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전망에 따른 채권금리 하락이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를 끌어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15일 3.329%를 기록했다. 지난달 3.5~3.6%대를 오간 게 이달 들어 3.3%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지난 9일엔 3.300%까지 하락했다.

은행권에선 정기예금 금리가 다시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되면서 준거금리가 되는 채권금리가 반등할 요인이 없어서다. 지난 11일 이창용 한은 총재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전환을 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은행들의 수신잔액이 충분하다는 점도 정기예금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91조1524억원으로 상반기에만 41조8567억원 늘었다. 요구불예금 잔액도 지난달말 기준 638조8317억원으로 같은 기간 22조837억원 증가했다.

연초부터 계속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지는데도 '막차 수요'가 꾸준했다. '공짜예금'으로 불리는 요구불예금 잔액도 불확실한 경제환경에 개인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같이 늘었다. 넉넉한 저금리 수신액 덕에 금리를 높여가며 자금유치 경쟁에 나설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시장금리가 갑자기 오를 요인은 없다고 본다"며 "지금이 고점이라고 생각하는 '예금 막차' 고객도 꾸준해서 정기예금 금리는 전반적으로 오를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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