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국회도 잊은 ‘아프면 쉴 권리’…시민이 ‘입법 압박’

손지민 기자 2024. 7. 1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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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병수당의 전면 도입을 위해선 입법이 필수지만, 국회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이런 한계를 보완하고자 상병수당을 법적으로 제도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2022년부터 시작한 정부의 상병수당 시범사업은 최저임금의 60%를 급여로 지급한다.

거대 양당의 총선 공약에서도 상병수당 관련 내용을 찾기 어려웠던 것을 고려하면 정치권에서 추진 동력이 상실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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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상병수당 법안 발의에 그쳐
거대양당 총선 공약에서도 빠져
시민단체 토론회…국회 압박 나서
국회 본회의장.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상병수당의 전면 도입을 위해선 입법이 필수지만, 국회에서 구체적인 움직임은 찾아보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 들어 ‘아프면 쉴 권리’ 보장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약해졌고, 정치권 관심도 사그라들면서 빚어진 결과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0조를 보면 ‘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외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임신·출산 진료비, 장제비, 상병수당, 그 밖의 급여를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즉, 상병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만 있을 뿐, 제도 시행이 법적으로 보장된 것은 아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이런 한계를 보완하고자 상병수당을 법적으로 제도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명이 2021년 발의한 법안은 ‘질병·부상으로 소득을 상실하거나 소득이 감소한 기간이 3일을 초과하는 경우 상병수당을 지급하고, 금액은 소득에 비례해 산정하되, 최저임금액 이상이 되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상병수당 지급을 법적으로 명시하고, 최저임금액 이상의 급여를 지급하겠단 내용이 핵심이다. 2022년부터 시작한 정부의 상병수당 시범사업은 최저임금의 60%를 급여로 지급한다. 정부의 시범사업 이후 강은미 정의당 의원 등 12명이 발의한 법안은 건강보험 급여에 상병급여를 새롭게 만들고, 질병·부상이 발생하기 직전 3개월 평균 소득의 70%를 최대 1년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시범사업의 지원 기간은 최대 150일이다. 그러나 이 법안들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지난 5월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5월30일 닻을 올린 22대 국회에서는 논의가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 거대 양당의 총선 공약에서도 상병수당 관련 내용을 찾기 어려웠던 것을 고려하면 정치권에서 추진 동력이 상실된 모양새다.

정부도 정치권도 외면하고 있는 ‘아프면 쉴 권리’ 이슈에 시민단체들이 나서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등 41개 시민단체·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아프면쉴권리공동행동(준)은 오는 18일 토론회를 열고 입법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양영실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무국장은 “해외 사례와 국제노동기구(ILO) 권고 등을 참고해 지급 기간을 최대 1년6개월로, 급여를 종전 소득의 3분의 2로 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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