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cm ‘제2의 니퍼트’ 왜 제한 투구수 80구 넘겼나 “승리 욕심 났는지 본인이 한 번 해보겠다고…”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4. 7. 17.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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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 데뷔전에 대해 사령탑이 큰 만족감을 내비쳤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구위와 제구, 투구 폼까지 모두 좋은 평가를 내렸다.

발라조빅은 7월 1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선발 등판해 4.2이닝 93구 1피안타 6탈삼진 4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이승엽 감독은 14일 경기 전 “발라조빅 선수는 60~80구 사이로 오늘 던질 계획이다. 본인인 60구까지는 정상 구위를 보여줄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이상은 지난해부터 못 던져봤다고 하더라. 80구 이상은 못 갈 듯싶다”라고 밝혔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KBO리그 데뷔전 마운드에 오른 발라조빅은 1회 초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했다. 발라조빅은 2회 초 1사 뒤 이성규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이날 첫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발라조빅은 윤정빈과 박병호를 각각 삼진과 뜬공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매듭지었다.

발라조빅은 3회 초 1사 뒤 전병우에게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맞고 이날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발라조빅은 김지찬과 이재현을 연속 범타로 유도해 실점을 막았다.

4회 초를 삼자범퇴로 막은 발라조빅은 한계 투구수인 80구에 근접했음에도 5회 초 마운드에 올라갔다. 발라조빅은 팀이 1대 0으로 앞선 5회 초 선두타자 윤정빈에게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발라조빅은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1루 주자 도루 실패까지 나오면서 순식간에 아웃 카운트 2개를 늘렸다.

발라조빅은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기 위해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고자 했다. 하지만, 발라조빅은 류지혁과 전병우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끝내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바뀐 투수 이교훈이 야수 선택으로 이어진 2사 만루 위기에서 이재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발라조빅의 실점이 기록됐다. 이후 이교훈은 후속타자 구자욱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발라조빅은 14일 등판에서 총 93구를 던진 가운데 스트라이크 56개를 기록했다. 발라조빅은 최고 구속 156km/h 속구(41개)를 중심으로 슬라이더(27개), 커브(14개), 스플리터(11개)를 활용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이승엽 감독은 16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80구를 넘어갔을 때 교체를 했어야 했는데 4회까지 투구 내용이 좋았고 5회 아웃 카운트가 하나 남았다 보니까 승리 투수 욕심이 있었던 듯싶다. 5회 구위가 확 떨어진 느낌이 있어 좋은 기분 속에 마무리하게 해주려고 했는데 선수 본인이 기가 들어가 있다면서 한 번 해보겠다고 하더라. 5회를 다 못 끝냈지만, 굉장히 인상적인 첫 투구였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발라조빅은 196cm 장신 높이에서 나오는 역동적인 오버핸드 투구 자세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기도 했다. 발라조빅을 상대한 삼성 베테랑 타자 강민호는 “처음 만나서 힘들었다기보다는 구위 자체가 뛰어났다. 인간이 아니라 피칭 머신에서 공이 날아오는 느낌이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 감독은 “속구뿐만 아니라 변화구까지 구속이 높은 편이더라. 외국인 투수 치고 제구도 굉장히 좋았다. 또 얌전한 투구 폼보다는 타자들이 봤을 때 생소할 수밖에 없는 투구 폼이었다. 타이밍을 맞추기 까다로운 느낌”이라며 고갤 끄덕였다.

첫 등판부터 예정됐던 투구 수인 80구를 넘어 93구까지 던진 발라조빅은 다음 등판에선 90구 이상을 충분히 던질 전망이다.

이 감독은 “올 시즌 60구 이상 던진 적이 없어서 몸 상태를 조금 지켜봐야 할 듯싶다. 그래도 90구를 넘겼기에 다음 등판 투구 수에는 문제가 없지 않을까. 선수 본인도 크게 체력이 떨어진 느낌은 없다고 말한다”라고 밝혔다.

두산은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재정비했다. 새 외국인 투수 듀오 발라조빅과 시리카와를 중심으로 ‘토종 에이스’ 곽빈, 그리고 최원준과 최준호가 이번 주 선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전반기 내내 극심한 불펜 과부화 현상을 겪은 두산이 선발진 안정화로 상위권 순위 싸움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울산=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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