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가 실력자 뇌물 혐의로 유죄 평결..한국계 상원 당선 가능성 높아져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4. 7. 17.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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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뇌물 등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

미국 연방 상원의 민주당 중진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뉴저지)이 16일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법원은 오는 10월 그에게 수십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맨해튼 연방법원 배심원은 메넨데스에게 적용된 뇌물 등 16가지 중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다. 메넨데스는 이번 평결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면서 “항소심에서 바로 잡힐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그는 공공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한 정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미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의 실력자가 뇌물로 몰락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뉴욕 맨해튼연방지검은 메넨데스와 부인 내딘 메넨데스를 기소하면서 지난해 압수 수색 과정에서 그의 자택 옷장 등에서 55만 달러(약 7억3000만원)의 현금과 10만 달러(약 1억3000만원) 상당의 금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고가의 메르세데스 벤츠를 선물 받기도 했다. 그는 2006년부터 뉴저지 상원 의원을 지내고 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미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던 그는 뇌물을 받는 대가로 자신에게 뇌물을 준 사업가와 이집트 정부의 계약을 돕기 위해 이집트 측에 이집트 카이로 주재 미 대사관의 직원 수와 국적 등 다수의 비공개 정보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메넨데스는 재판 과정에서 “대가성 있는 뇌물이 아니라 우정의 표시”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집안에 있던 현금에 대해서는 “은행에 대한 불안이 있는 ‘쿠바인의 습관’이라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는 외국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기소된 최초의 상원이자 235년 상원 역사상 처음으로 뇌물 수수로 기소된 상원의원이었다”고 했다. 함께 기소된 그의 아내 내딘 메넨데스는 현재 유방암으로 인해 재판이 연기된 상황이다.

이날 평결이 내려지자 민주당 내부에서 그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뉴욕)는 “그는 우리나라를 위해 옳은 일을 하고 사임해야 한다”고 했다. 메넨데스는 지난해 9월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직에서는 물러난 상태다. 법원의 선고는 10월 29일 예정이다. 수십 년의 징역형이 예상된다.

한편 메넨데스가 유죄 평결을 받아들면서 오는 11월 선거에서 한국계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이 상원의원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앤디 김은 지난달 뉴저지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이 지역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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