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받친듯 표정부터 달라진 트럼프, “차기 대통령” 소개에 주먹 불끈

밀워키=문병기 특파원 2024. 7. 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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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숙녀 여러분. 차기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환영해 주십시오."

오후 9시경 중앙의 대형 화면에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나타났다.

공화당 주요 인사들도 종교적 표현을 사용해 트럼프 후보가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것은 신의 뜻이라고 외쳤다.

플로리다주 대의원인 트럼프 후보의 차남 에릭이 "가장 위대한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를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선언한다"고 외치자 환호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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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후보 지명]
美 밀워키 공화당 전대 르포
‘미국을 축복하소서’ 음악 속 등장… 총격 희생 추모 묵념으로 전대 시작
롤콜 20분만에 대의원 과반 확보… 연사들 “신이 트럼프 살렸다” 찬사
붕대 감고 전대 등장 15일(현지 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미소 짓고 있다. 그는 13일 유세 도중 암살 시도 총격으로 다친 오른쪽 귀에 커다란 붕대를 감고 등장했다. 밀워키=게티이미지

밀워키=문병기 특파원
“신사 숙녀 여러분. 차기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환영해 주십시오.”

미국 공화당의 전당대회 첫날인 15일(현지 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 오후 9시경 중앙의 대형 화면에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는 이틀 전 발생한 암살 시도 사건 때 총을 맞은 오른쪽 귀에 하얀 붕대를 착용하고 있었다.

● 표정부터 달랐던 트럼프

트럼프 후보의 표정은 평소의 자신만만하고 익살스러운 모습과 차이가 있었다. 감회가 새롭고,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는 이틀 전 총격을 당했을 때처럼 오른쪽 주먹을 불끈 쥐고 허공에 흔들며 약 1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행사장 안으로 들어섰다. 이 모습을 보며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눈물을 글썽였다. 트럼프 후보의 왼쪽에는 이날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 D 밴스 공화당 상원의원(오하이오)이 섰다. 전당대회 참석자들은 ‘미국(USA)’, ‘파이트(fight·싸우자)’ 등을 외치며 환호했다.

트럼프 후보의 등장곡으로 쓰이는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God bless the USA)’는 유명 컨트리 가수 리 그린우드가 불렀다. 그는 이날 “신이 우리 기도를 들어줘 트럼프가 고개를 돌려 총알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화당 주요 인사들도 종교적 표현을 사용해 트럼프 후보가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것은 신의 뜻이라고 외쳤다.

● 투표 20분 만에 대선 후보 지명

뜨거운 현장 열기 15일(현지 시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개막한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 내부 모습. 중앙의 대형 화면에 이날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환호하는 참석자들이 보인다. 그는 이날 대의원 2429명 중 2387명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X 캡처
이날 전당대회는 오후 1시경 시작됐다. 첫 행사는 이틀 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트럼프 후보의 유세 당시 총격범의 총에 맞은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한 묵념이었다.

이어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호명 투표(롤 콜·Roll Call)가 시작됐다. 미 50개 주를 대표하는 대의원 2429명 중 과반이 지지를 선언해야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는 것.

2016년에는 일부 대의원이 당시 트럼프 후보가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것에 공개 반발했다.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전당대회 때는 336명의 대의원만 참석했다. 반면 이날 대의원들은 일방적으로 트럼프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결국 그는 투표 시작 20여 분 만에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데 필요한 과반 대의원을 확보했다. 플로리다주 대의원인 트럼프 후보의 차남 에릭이 “가장 위대한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를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선언한다”고 외치자 환호가 쏟아졌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대의원 2429명 중 2387명의 몰표를 받았다.

1970년대를 풍미한 유명 팝송 빌리지피플의 ‘YMCA’가 흘러나올 때는 전당대회장 1층을 메운 2400여 명의 대의원이 일제히 일어나 함께 춤을 추기도 했다.

● 공화당 연사들 “神이 트럼프를 살려” 칭송

이날 지지 연설에 나선 공화당 정치인들은 일제히 트럼프 후보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다.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악마가 소총을 들고 펜실베이니아에 왔지만 미국의 사자(트럼프)가 자신의 발로 일어서 포효했다”고 말했다.

‘여자 트럼프’로 불리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조지아)도 “이틀 전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악(惡)이 찾아왔지만 신의 손이 그에게 닿았다”고 말했다.

롤 콜(Roll Call)
공개투표의 일종으로 호명된 대표자가 찬성, 반대, 기권 등 의사를 발표하는 방식.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50개 주와 워싱턴, 미국령 등 56개 지역의 대의원 의장이 대통령 후보 선출에 찬성한 대의원 인원수를 공개한다.

밀워키=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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