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불법 리딩방에 ‘영구 정지’ 강력 대응
AI로 찾아내는 시스템 구축 나서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개인 투자자를 모집하는 일명 ‘불법 리딩방(투자 추천 대화방)’에 대해 플랫폼 기업들과 증권사들이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음 달부터 투자 추천 관련 규제를 강화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최근 증권사·유명인을 사칭한 ‘불법 리딩방’이 활개를 치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오픈 채팅방에 정식 투자자문 업자가 아닌 유사 투자자문 업자의 주식·가상자산 홍보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채팅방 이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정식 업자가 아니라면 투자자문 오픈 채팅방 개설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내달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에 정식 등록을 하지 않은 채 투자 홍보를 위한 온라인 양방향 채널을 개설하는 것은 불법이다.
채팅방의 대화 내용을 캡처한 신고가 접수되면, 카카오는 등록 업체인지 확인한 뒤 유사 투자자문 업자는 위반 정도를 따져 ‘오픈 채팅방 이용 금지’ 같은 제재를 먼저 취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투자 권유를 반복적으로 했다는 것이 확인될 경우 즉시 카톡 이용을 영구 제한할 수 있다”며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선제적으로 불법적인 투자자문 행위를 막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기존에 카톡 영구 제한 대상인 음란·도박과 같은 수준으로 불법 리딩방에 대처하겠다는 것이다. 리딩방 운영진인 방장·부방장은 물론 채팅방 참여자의 호응을 유도하는 이른바 ‘바람잡이’ 계정, 특정 종목을 추천하는 계정 등도 모두 제재 대상이다.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상습 위반자의 다른 계정도 나란히 영구 정지될 수 있다.
개인 투자자를 유인해 회비·투자금을 가로채는 불법 리딩방으로 인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투자 리딩방 사기 건수는 지난해 4분기 1177건, 올해 2분기 2154건으로 거의 2배가 됐다. 같은 기간 피해액도 890억원에서 1788억원이 돼 2배로 늘었다. 증권 업계도 불법 리딩방 대응에 팔을 걷어붙였다. 다올투자증권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크비전과 협력해 자사를 사칭한 리딩방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시스템을 지난 5일 구축했다. 채팅방·플랫폼 등에 올라온 의심 사례를 AI로 탐지한 뒤 각 플랫폼에 협조를 구하는 방식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열흘 만에 400여 건의 의심 사례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두나무가 운영하고 있는 암호 화폐 거래소 업비트도 AI 기술로 사칭 사례를 탐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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