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전당대회, 한쪽은 자해·폭력, 다른 쪽은 ‘무조건 탄핵’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일부 참석자가 욕설과 야유를 퍼붓고 의자를 집어던지며 몸싸움을 하는 난장판이 벌어졌다. 한동훈 후보가 연설에 나서자 일부 청중이 “배신자” “꺼져라”고 외쳤고 한 참석자가 의자를 집어들어 던지려 하면서 몸싸움이 시작됐다. 당대표 후보들이 연일 원색적인 비난전을 벌이더니 결국 폭력 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소수당으로 전락한 집권당이 볼썽사나운 자해와 혐오 정치만 벌이고 있다.
대통령실은 “전당대회에 일절 간여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과거 당내 선거 때마다 되풀이됐던 대통령실 개입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결국 총선 참패 후 국정을 수습하고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할 전당대회가 오히려 내분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런 집권당이 의석도 태부족한데 어떻게 민생을 살피고 국정 개혁을 하겠나.
민주당 전당대회에선 최고위원 출마자들이 앞다퉈 이재명 대표를 칭송하면서 ‘대통령 탄핵’만 외치고 있다. 당선이 유력하다는 후보는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석해 단상에 올랐고, 다른 후보는 “탄핵 열차 기관사가 되겠다”고 했다. “대통령 부부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를 장악한 정당의 지도부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국정 비전에 대한 정견 발표는 없이 한결같이 대통령 탄핵 얘기뿐이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 대표 우상화도 도를 넘고 있다. “이 대표는 당의 아버지”라더니 “이 대표의 수석 변호인이 되겠다” “이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지도부가 돼야 한다”고 외친다. 이재명 사당(私黨)을 넘어 ‘북한 같다’는 말이 나오는 지경이다.
이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먹사니즘’을 앞세웠지만 민주당이 총선 승리 후 100일 동안 한 일은 대통령 탄핵과 이 대표 방탄, 입법 폭주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은 이날도 국회 법사위에서 이원석 검찰총장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윤 대통령 탄핵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지난 국회에서 합의했던 각종 민생 법안과 국민연금안 등은 손도 대지 않고 있다. 시급한 국정 과제는 쌓여 있는데 여당은 연일 분열이고 국회 장악 야당은 탄핵 타령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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