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암담한 미래에 탈북" 그런 생각 엘리트 외교관뿐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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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심 엘리트 계층인 고위 외교관이 또 망명해 서울로 왔다.
북한 혈맹국인 쿠바에서 참사를 지낸 인사다.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던 리일규 정무참사가 지난해 11월 부인과 자녀를 데리고 국내로 들어온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리 참사는 최근 한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체제에 대한 염증과 암담한 미래에 대한 비관이 탈북을 결심하게 된 출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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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심 엘리트 계층인 고위 외교관이 또 망명해 서울로 왔다. 북한 혈맹국인 쿠바에서 참사를 지낸 인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 보유국임을 자임하며 안팎으로 군사적 위세를 과시하고 있는 것과 달리 내부적으로 체제 이반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던 리일규 정무참사가 지난해 11월 부인과 자녀를 데리고 국내로 들어온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리 참사는 쿠바에서 두 차례 공관 근무를 하고 외무성의 아프리카 아랍 라틴아메리카국에서 중남미 담당 부국장을 지낸 ‘남미통’으로 알려져 있다. 리 참사 이전에도 주영국 정무공사를 지낸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대사대리, 류현우 쿠웨이트 주재 대사대리 등 고위급 외교관과 가족들의 탈북 러시는 김정은 체제 이후 계속되고 있다.
리 참사는 최근 한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체제에 대한 염증과 암담한 미래에 대한 비관이 탈북을 결심하게 된 출발점이라고 했다. 그는 또 “내 자식의 미래를 걱정할 때 좀 더 나은 삶을 누리려면 답은 통일밖에 없다는 생각을 누구나 다 하고 있다”고도 했다. 북한에서 그나마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는 고위 외교관의 탈북 심경이 이럴진대 평범한 북한 주민의 삶과 체제 인식이 어떨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김정은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면서 김일성, 김정일이 이어온 통일을 부정하고, 선대의 각종 상징물을 지우고 있는 정책 전환에 대해 북한 고위 관리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정은 체제의 민심 이반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20년대 들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나 청년교양보장법을 만들어 사상통제와 처벌로 체제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리 참사의 서울행은 내적 균열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더욱이 12일 김정은이 이례적으로 백두산 관광지구인 삼지연시 건설공사 부실과 지연에 대해 간부들을 질타한 사례는 경제난과 기강 와해를 드러낸다. 북한이 정상국가로의 전환을 결심하지 않고는 내적 붕괴가 갈수록 두드러질 것이다. 김정은 체제의 내부 모순은 핵무기로는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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