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사칭’ 오해 법적 대응→판치는 ‘김호중 수법’, 나비효과 아찔[스경X이슈]
가수 김호중의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이 각종 혼돈을 초래하고 있다.
김호중은 지난 5월 음주운전 사고를 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첫 공판이 치러진 가운데, 법원 안팎으로 팬들이 몰려 시선을 모았다. 이들은 좌석 수가 제한된 재판정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거나, 재판 중 눈물을 보이고 고성을 내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재판 이후에는 ‘김호중 모친’이라고 주장했다는 A씨의 “우리 애가 잘못한 거 맞다. 애가 겁이 많아서 그렇다”는 멘트로 인터뷰가 공개됐다가, 이내 김호중의 친모는 법정에 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사칭’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최초 보도됐던 인터뷰 기사와 이를 전달한 후속 기사들은 삭제됐으나, 사칭 논란은 혼란을 가져오기에 충분했다.
그 가운데 ‘모친 사칭녀’로 지목됐던 A씨가 16일 “‘우리 애’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저는 언론 인터뷰를 하지도, (김호중의) 엄마라고 한 적도 없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A씨는 한 매체를 통해 “김호중의 아버지와 두 번 통화한 사람에 불과하다. 화가 나신 아버지 말씀을 다 들어드렸다. 법원 청경에게 얘기해서 아버지가 가족석에 앉을 수 있도록 도와드렸을 뿐이고, 그래서 아버지가 같이 들어가자고 하셨다”며 김호중의 아버지와 가족석에 동석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재판 이후 제가 ‘국민 사기꾼’이 되어 있더라. 그날부터 지금까지 잠도 못 자고 잘 못 먹고 있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한 유튜버와 매체들에 대해 법적 대응과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사실관계를 바로잡으려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일명 ‘김호중 수법’을 따라 했다는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음주운전 등으로 교통사고를 낸 후 도주한 뒤 종적을 감추는 모방 범죄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4일에는 SUV를 몰던 30대 운전자 B씨가 해운대 해수욕장 앞 왕복 6차선 도로를 달리다가 가로등을 들이받은 뒤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사고 발생 6시간 30분 만에 경찰에 붙잡힌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0.08%)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하루 전인 13일에도 해운대구청 인근에서 40대 운전자 C씨가 전봇대를 들이받고 전복된 차량을 방치한 채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C씨는 아직 검거되지 않은 상태로, 경찰은 그가 음주나 마약 투약 등을 숨기기 위해 도주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추후 C씨를 체포해도 음주운전 등 협의를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인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D씨, 서울 강남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낸 전직 축구선수 E씨가 도주하던 중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김호중 역시 음주운전 사고를 낸 후 달아난 뒤 17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한 탓에 음주운전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음주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음주운전이 적발되면 일단 도망가라” “음주 단속이 보이면 편의점으로 가 병나발을 불어라” 등의 ‘꼼수’가 공유돼 논란이 됐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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