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광란의 마약파티”…마약 잠입 취재 시작은?
[앵커]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집단 마약 투약 정황이 있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이 클럽은 지난해에도 KBS 보도를 통해 마약 투약 장소로 이용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던 곳입니다.
지난해부터 이 클럽을 현장 취재한 원동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마약 수사도 어렵지만 취재는 더 어려웠을텐데, 이번 취재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기자]
네, 이달 초 KBS에는 이 클럽과 관련한 몇 가지 제보가 들어왔는데요.
이달 초 이태원에서 클럽 페스티벌이 열리고, 그 기간 몇몇 클럽에서 집단 마약 투약이 있을거란 거란 내용이었습니다.
이 가운데는 지난해 KBS가 보도했던 클럽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제보 내용을 검증해본 결과 사실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고, 잠입 취재를 하게 됐습니다.
[앵커]
잠입 취재가 위험했을 것도 같은데, 현장 상황은 어땠나요?
[기자]
네 사실 취재 사실이 드러나면 취해있는 이용객들과 마찰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카메라 등 일체의 촬영장비는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 휴대폰으로 촬영을 해야 했었는데요.
다행히 다들 어딘가에 많이 취해있는 모습이어서 옆 상황에 큰 신경을 쓰진 않아 마찰은 없었습니다.
[앵커]
원 기자는 작년에도 해당 클럽에서 취재를 했었는데, 작년과 달라진 것이 있었나요?
[기자]
사실 작년에 마약 투약이 이뤄진다는 사실이 보도도 됐었고, 수사 역시 지난 5월에 마무리가 됐기 때문에 당연히 더 적은 이용객이 있을 거란 생각을 했었는데요.
새벽 2시에도 한 시간이 넘게 걸려 입장을 해야 할 정도로 클럽은 말 그대로 북새통이었습니다.
작년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용객들의 행동을 확인하는 것이 더 어려웠습니다.
경찰 역시 클럽에서 마약 투약 장면을 제대로 포착하기 어려워 현장 검거는 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취재 영상을 보면 화장실 칸에 여러 명이 들어가는 장면이 있는데, 설명 좀 해주시죠.
[기자]
이 클럽은 저희 취재진이 4시간 정도 머물며 취재를 한 곳인데요.
그동안 화장실엔 줄이 한 번도 끊기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로 북새통이었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이 화장실인데, 제보자들은 바로 이곳에서 마약 투약이 이뤄진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곳은 지난해 수사 당시에도 마약 투약이 이뤄진 사실이 드러나기도했습니다.
[클럽 마약 경험자/음성변조 : "만약에 (마약) 거래를 한다면 화장실에서 많이 거래를 할 것 같아요. (약) 기운이 좀 떨어졌을 때 저렇게 들어가서 조금씩 하고."]
[앵커]
화장실에 숨지 않고 대놓고 마약 투약을 하는 경우도 있었죠?
[기자]
네, 시간이 지날수록 무엇인가에 더 취한 이용객들은 클럽에서 대놓고 마약을 투약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특히 저렇게 립스틱 같은 작은 막대기를 들고 코에다 뭔갈 넣어주는 듯한 모습이 다수 포착됐는데요.
클럽 마약 경험자는 가루를 분사해주는 기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클럽 마약 경험자/음성변조 : "고양감을 좀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하는데 저런 용기에 담아가지고.."]
[앵커]
이태원 일대 클럽의 마약 투약 정황은 지난해보다 더 광범위해졌다면서요?
앞서 말씀드렸듯 저희가 방문했을 때는 이태원 클럽 여러 곳에서 클럽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저희는 해당 클럽 말고도 참가자들을 따라서 다른 클럽에도 잠입했었는데 이 클럽에서도 화장실에 두 세명이 함께 들어가고 곧 나오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클럽에서의 마약 투약이 예상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냐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한 광경이었습니다.
[앵커]
자, 이번 취재하면서 경찰도 함께 잠복 수사를 진행했었죠?
[기자]
네, KBS는 제보 내용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경찰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습니다.
마약 범죄 특성상, 취재진이 범행 정황을 포착하더라도 경찰이 현장에 없으면 수사가 어렵기 때문이었는데요.
클럽 취재를 할 때 경찰도 취재진과 함께 잠복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지난해 KBS 보도때는 경찰이 동행하지 않았었는데, 실제로 뒤늦게 이뤄진 경찰 수사가 마무리 되는데는 약 9개월이 걸렸습니다.
이번에는 현장에 경찰이 있었고, 저희가 취재한 내용도 모두 공유가 됐기 때문에 좀 더 빠른 수사가 이뤄 질 수도 있을 전망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원동희 기자 (eastshine@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또 예상 뛰어넘은 폭우…이유는?
- “마약은 즐거운 도구일 뿐”…어디서나 구한다
- [단독] 검찰, ‘고가가방 의혹’ 수사 막바지…“청탁금지법 위반 아니다” 무게
- 전국 시행 앞둔 늘봄학교 “학부모·학생 80%대 만족도”
- “재워주는 대신…” 가출 청소년 돕겠단 ‘헬퍼’의 민낯 [현장K]
- [단독] “유엔사 참모부 ‘작전’ 분야에 한국군 장성 투입”…사상 처음
- 도마 오른 ‘경호 실패’…왜 쏘도록 놔뒀나
- 때아닌 ‘헬기 논란’ 소환…야 “내로남불”·여 “최고존엄 찬양 경쟁”
- 쓰레기장으로 전락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서천 갯벌
- 초복에 오리고기 나눠먹은 노인 4명 중태…“농약 성분 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