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배신자” 욕설에 몸싸움까지, 난장판 與 전당대회 한심하다

2024. 7. 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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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여당이 총선 직후 국민에 용서를 구하고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다짐하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게 뻔하다.

1987년 이후 여야 불문하고 당내 행사에서 난투극에 가까운 '어처구니없는 싸움'을 벌인 적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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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원희룡 후보 갈등 목불인견
“분당대회 보는 것 같다” 비판 고조
초심 돌아가 정책·비전 경쟁해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그제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7·23 당 대표 선거 충청권 합동연설회가 폭력사태로 얼룩졌다. “배신자” 공방이 폭력사태로 확대된 것이다. 당 안팎에선 “전당대회가 아닌 분당대회를 보는 것 같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특히 한동훈 후보 측과 원희룡 후보 측 간 진흙탕 싸움은 차마 눈뜨고 못 볼 지경이다. 이런 전당대회가 왜 필요한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당초 전당대회는 4·10총선에서 참패한 여당이 변화와 혁신의 기치를 올려 떠난 민심을 잡겠다며 한 것 아닌가.

합동연설회 시작 직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나경원·원 후보에 이어 한 후보가 세 번째 연설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자 체육관은 금세 험악한 분위기로 돌변했다. 한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려 하자 원 후보 지지자들이 “배신자”, “꺼져라”라는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한 후보 지지자들이 거세게 항의를 했고 그 과정에서 양측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감정이 격해진 한 후보 지지자는 플라스틱 의자를 집어들어 던지려다 관계자에 의해 제지당하기도 했다. 막장극이라고 하면 딱 맞을 듯싶다.

여당이 총선 직후 국민에 용서를 구하고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다짐하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급기야 국민의힘 선거관리위는 어제 한·원 양측 캠프에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지난 12일에도 상호 비방전을 벌인 두 후보에게 주의 및 시정명령을 담은 제재공문을 보낸 바 있다. 이제라도 두 후보는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당부해야 한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건 후보의 행동이고 생각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이러는 사이 192석의 거대 야당은 입법 폭주의 속도를 높이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겠다며 연일 탄핵 불씨를 지피고 있다. 여당이 이렇게 내전을 벌이고 있으니 할 말도 없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게 뻔하다. 매서운 민심의 회초리를 맞고 뼈를 깎는 반성의 각오를 다지던 초심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언제까지 ‘웰빙 정당’ 소릴 들을 텐가. 무엇보다 당권을 잃지 않으려는 친윤(친윤석열)계 지원을 받는 원 후보 측의 자중이 필요하다. 1987년 이후 여야 불문하고 당내 행사에서 난투극에 가까운 ‘어처구니없는 싸움’을 벌인 적은 거의 없었다.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개혁·쇄신의 길로 가겠다면 지금부터라도 정책과 비전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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