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엘리트도 흔들리는 北체제 현실 보여준 리일규 참사 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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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의 리일규(52) 정치담당 참사(참사관)가 지난해 11월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망명해 한국에 정착한 사실이 확인됐다.
2016년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귀순 이후 남으로 온 북한 외교관 중 가장 높은 직급이다.
그는 "내가 한(평)생 저 사람들의 발밑에서 온갖 수모를 받았는데 이제 내 자식이 또 저 어린 것 앞에 굽신거리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기가 막혔다"면서 "적잖은 북한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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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참사는 지난 2월 한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가 이뤄지기 3개월 전에 망명을 했다.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힌 망명 동기는 북한 체제 모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출신 성분이 사무로 노동자나 군인에 비해 좋지 않은 그는 권세 있는 집안 자식들이 몰려 있는 외무성에서 불평등한 평가를 받고 좌절과 분노를 느꼈다고 한다. 평양에 갔을 때 외무성 대표부지도과 부국장이 뇌물을 요구한 것을 자금 여유가 부족해 ‘후에 보자’는 식으로 미루자 소환 시도 등 불이익을 받았고, 경추 손상으로 멕시코로 가서 치료받게 해 달라고 요청하자 바로 거부당하기도 했다. 모든 인민이 평등하다는 선전은 허구일 뿐 비리와 부조리로 가득찬 체제임을 새삼 일깨워 준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딸 주애의 4대 세습에 주민들이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전했다. 그는 “내가 한(평)생 저 사람들의 발밑에서 온갖 수모를 받았는데 이제 내 자식이 또 저 어린 것 앞에 굽신거리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기가 막혔다”면서 “적잖은 북한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라고 했다. 피폐해진 주민 삶을 내팽개친 채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열중하는 지도자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는 뜻이다.
“북한 주민들은 한국 국민보다 더 통일을 갈망하고 열망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못살기 때문”이라는 그의 발언은 우리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김정은이 남한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군사분계선에 장벽을 세우면서 아무리 통일의 싹을 자르려 하더라도 결코 주민들 열망을 막을 순 없다는 것이다. 독재와 세습의 압제에 신음하는 북한 동포를 구하려는 노력을 우리가 절대로 포기할 수 없음을 상기시켜 준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통일 무용론이 널리 퍼진 상황에서 다시금 통일에 대한 의지를 다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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