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진심이든 전술적 변신이든… ‘증오’ 빼고 ‘통합’ 외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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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암살 위기를 넘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분열의 언어가 아닌 통합의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총탄이 오른쪽 귀를 관통한 치명적 위기를 넘긴 트럼프가 정치 입문 8년 만에 철학을 바꾼 것인지, 아니면 대선 우세 흐름을 굳히려는 전술적 변신인지는 불분명하다.
진심이건, 전술적 대응이건 다른 이도 아닌 트럼프가 통합을 강조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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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후보와 러닝메이트 밴스 15일(현지 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 D 밴스 상원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이틀 전 총상을 입은 귀에 붕대를 착용한 채 등장했다. 그가 러닝메이트로 ‘충성파’인 밴스 의원을 지명함으로써 향후 ‘미국 우선주의’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밀워키=게티이미지 |
지난 주말 암살 위기를 넘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분열의 언어가 아닌 통합의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암살 시도는 갈라진 나라와 세계가 뭉칠 기회”라며 4일간의 전당대회를 화합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마지막 날인 18일에 할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국가 통합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맹공하는 기존 연설문을 버리고, 원고를 새로 썼다는 점도 밝혔다. 그러면서 “수락 연설은 역사의 요구에 부합할 것”이라며 “국가 통합 없이 (대통령으로서) 성공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여기에 트럼프 캠프는 차분한 대응을 강조하는 지침을 만들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침에는 암살 미수와 관련해 위험한 표현을 쓰지 않고, 모든 형태의 폭력을 비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2016년 첫 대선 때부터 거침없는 갈등의 언어를 앞세우며 지지층을 결집시켰던 트럼프의 정치 스타일과 일단 거리를 두겠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총탄이 오른쪽 귀를 관통한 치명적 위기를 넘긴 트럼프가 정치 입문 8년 만에 철학을 바꾼 것인지, 아니면 대선 우세 흐름을 굳히려는 전술적 변신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한 걸음 멈춰서서 사분오열된 민심을 다독일 필요성에 트럼프가 절감한 듯하다. 진심이건, 전술적 대응이건 다른 이도 아닌 트럼프가 통합을 강조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마침 바이든도 “정치의 온도를 낮추자”고 제안하면서 트럼프 비판 TV 광고를 일시 중단했다.
민주·공화 양당은 정책보다는 이념, 상호 존중보다는 비난을 통해 정치 기반을 다져왔다. 그런 분열 정치의 최대 수혜자였던 트럼프가 증오 정치의 결정적 피해자가 된 지금, 트럼프가 갈등 해소라는 유권자의 요구를 본능적으로 붙들었을 수도 있다. 증오와 갈등으로 작동 불능에 빠진 정치에 대해 책임을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트럼프는 말의 빚이 많은 정치인이다. 정적을 향해 “패배자(loser)” 혹은 더 심한 말도 서슴지 않았다. 2020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선동하기까지 했다. 그런 그이기에 ‘통합의 연설’과 후속 조치가 어떨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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