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권력 좇은 변절자…MBC 세월호 보도 참사, 책임져야"
문화방송(MBC) 구성원들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 후보자를 "권력욕을 좇아 변절의 길을 간 인물"이라며 이 후보자의 노조 혐오를 "변절자의 콤플렉스"로 규정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 책임자'로 세월호 참사를 왜곡·편파 보도한 데 대해 "명백히 책임져야 한다"며 이 후보자가 방송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방통위 수장으로 부적격하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MBC본부는 16일 서울 상암동 MBC경영센터에서 '이진숙의 MBC, 권력의 흉기였던 공영방송'이라는 제목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후보자가 사회적 '공기'인 공영방송을 어떻게 '흉기'로 사용했는지 낱낱이 공개했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걸쳐 약 8년여 동안(2010년 7월~2018년 1월) MBC 홍보국장·기획홍보본부장·보도본부장·워싱턴지사장·대전MBC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 시기 MBC 사장은 노조 탄압 및 노조 부당 개입 등으로 유죄를 받은 김재철(제29대·30대, 2010년 2월~2013년 3월), 안광한(제32대, 2014년 2월~2017년 2월), 김장겸(제33대, 2017년 2월~11월)이었다.
MBC본부는 이 후보자가 보도본부장(보도국장 김장겸)으로 '보도 책임자'였던 2014년 4월부터 2015년 2월 MBC는 세월호 유가족 폄훼성 보도를 이어가는 한편, 당시 박근혜 정부에 불리한 보도는 의도적으로 누락시켰다고 했다.
반면, 당시 안광한 사장은 MBC의 세월호 보도에 대해 "국민정서와 교감하고 한국 사회의 격을 높여야 한다는 교훈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자화자찬했다.
MBC본부는 이 시기 주요 보도 참사로, 세월호 참사 유가족 폄훼로 논란이 된 2014년 5월 7일 자 '[함께생각해봅시다] 분노와 슬픔을 넘어서'와 광화문 광장 천막의 불법성을 강조한 9월 11일 자 '[집중취재] 세월호 유족 광화문광장 천막농성 불법…허가받지 않아' 보도 등을 예로 들었다.
당시 2014년 5월 7일 자 리포트를 보도한 박능후 전국팀 부장의 경우, '이진숙 보도 책임' 하에서 벌어진 '전원 구조' 오보와 관련해 "목포MBC의 전원 구조가 오보라는 현장 보고를 4차례나 묵살"한 인물이라고, MBC본부는 지적했다.
MBC본부는 이같은 왜곡·편파 보도가 계속 이뤄진 데에는 사실상의 '보도 지침'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단원고 학생들의 세월호 내부 촬영 동영상 사용 금지, △세월호 유가족 혹은 유가족 지원단체의 구호나 주장 삭제, △세월호 배지 및 박근혜·청와대 비판 문구 사용 금지 등 "김장겸 보도국장이 지시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고 했다.
MBC본부는 당시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아들이 SNS에 올린 '국민 정서 미개' 글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의 '민간 잠수사 시신 수습시 1구당 500만 원' 발언 등이 보도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2015년 4월 세월호 1주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팽목항 방문만 보도했을 뿐 박 대통령의 팽목항 방문을 비판하는 유가족들의 목소리는 묵살했다고 했다.
MBC본부는 또 "대전MBC로 간 이진숙은 '악덕 경영인'의 모습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사장은 △대전MBC 직원들의 특별 상여가 체불된 상황에서도 성과급 1500만 원을 챙겼으며, △직원들의 임금이 동결된 상황에서도 자신의 연봉을 8.5% 인상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중동 특파원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 지역방송 시간에 중동 뉴스를 내보내고 이집트 대통령의 인터뷰를 직접 진행하는 등 '전파 사유화'를 일삼았다고 했다고, 노조 측은 비난했다.
뿐만 아니라 이 후보자는 대전MBC 사장 시절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촛불집회를 지연 보도하고 누락했으며, 촛불집회 단신 기사 삭제를 지시하는 등 편집권에도 관여했다고 했다.
MBC본부는 이 외에도 이 후보자가 세월호 참사 발생 후 데스크급 경력 기자를 대거 채용하면서 회사가 아닌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에서 '밀실 면접'을 진행하고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되야 하나' '당신은 진보냐 보수냐' 등의 사상 검증을 했으며, 자신에게 비판적인 내부 구성원들을 경인지사와 미래방송연구실이라는 곳으로 발령내는 인사 보복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尹, 이진숙=행동하는 언론인? 국민 무시하는 새빨간 거짓말"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은 "이진숙, 김장겸 이런 일당들이 국민들이 과거 MBC를 모르는 양 '거짓 프로파간다'를 하고 있다"며 "('이진숙 보도 책임' 시절) 수많은 왜곡·편파, 정권 친화적인 보도들 일색이었다. 국민을 속인다고 해서 속일 수 있는 과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내면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소신을 갖고 행동하는 언론인",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한 데 대해 "국민들을 대놓고 무시하는 대통령의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정권이 원하는 것은 'MBC 뉴스를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의 뉴스로 되돌리겠다'라는 것"이라며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청와대 방송'으로 전락시키고, 신뢰도 1위 방송 MBC를 다시 끝 간 데 없이 추락시키겠다는 선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한 이 후보자의 노조 혐오와 관련해 "모든 것을 언론노조 탓으로 돌리는 이런 행태에 분노한다"며 "이진숙의 콤플렉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은 자신의 권력욕을 쫓아서 변절의 길을 갔고, 내부 구성원들은 자신들을 희생해 가며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급여를 포기하고 170일간 파업했고(2012년 1월 30일~7월 18일, '법인카드 사적 사용' 김재철 퇴진), 39일간 파업했고(2010년 4월 5일~5월 13일, 'MB 낙하산' 김재철 거부), 72일간 파업했다(2017년 9월 4일~11월 14일, 김장겸 퇴진)"며 "그런 언론노조 조합원에 대한 콤플렉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언론노조 자체를 악으로 만드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관련해 "MBC 보도본부의 구성원 대다수가 언론노조 조합원"이라며 "당시 보도 책임자, 보도본부장이었던 이진숙은, 언론노조 조합원은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내부 구성원으로 인식 안 하는 건지, 언론노조 탓이라고 하면 자신의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것인지, 언론노조 조합원이 아닌 비조합원들만 대상으로 자신이 관할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했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안 전 사장의 자화자찬과 관련해 "당시 보도본부장이 이진숙이었다"며 "이진숙 씨에게 묻고 싶다. '당시 세월호 참사에 대한 MBC 보도가 국민적 정서와 교감했는지', '한국 사회의 격을 높여야 한다는 교훈적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반론보도] "이진숙 권력 좇은 변절자…MBC 세월호 보도 참사, 책임져야" 관련
본 신문은 지난 7월 16일 자 사회면에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명된 이진숙 후보자 관련 위 제목의 기사에서, <MBC본부는 이같은 왜곡·편파 보도가 계속 이뤄진 데에는 사실상의 '보도지침'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단원고 학생들의 세월호 내부 촬영 동영상 사용 금지, △세월호 유가족 혹은 유가족 지원단체의 구호나 주장 삭제, △세월호 배지 및 박근혜, 청와대 비판 문구 사용 금지 등 "김장겸 보도국장이 지시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고 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장겸 의원은 세월호 보도와 관련하여 실질적이든 사실상이든 '보도지침'을 내리거나 지시한 사실이 없고, 특정 영상 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사실이 없으며, 이러한 사실관계는 법원에 의하여 이미 확인되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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