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성장률 2.3→2.5%…“금리인하는 물가 안정될 때”

1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대담에서 발언 중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며 각국에 신중한 통화정책을 주문했다.

아이엠에프는 16일(미국 워싱턴 현지시각)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있을 경우 금리 조기 인하를 자제하고, 필요시 추가 인상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물가 안정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될 경우에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라”고 회원국에 권고했다.

아이엠에프가 통화정책과 관련해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 것은 하반기 금리 인하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등의 서비스 물가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이엠에프는 “높은 임금 상승률에서 비롯된 서비스 가격 인플레이션이 물가상승률 둔화를 막고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공급망 위기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상존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이 기관은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정책 조합(policy mix)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의 공통된 견해이기도 하다.

아이엠에프가 내놓은 구체적인 정책 권고 방향은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현실화된 곳에선 금리 조기 인하를 자제하고, 물가 안정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가 있는 경우엔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필요한 재정 건전화 조처도 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팬데믹 이후 국가별 생산성 차이를 줄이려면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여성과 이민자 인력 활용도 함께 제안했다. 기후 변화와 같은 글로벌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약화시키는 자국 중심의 무역 왜곡 조처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엠에프는 이날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석 달 전과 동일하게 3.2%로 전망했다. 아시아 지역의 수출 증가 등 세계 무역 회복의 영향으로 세계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반영해서다. 국가별 차이는 있었다. 미국(2.6%)과 일본(0.7%)은 각각 기대보다 낮은 1분기 실적과 일부 자동차 업체 출하 정지 등 일시적 생산 차질을 고려해 전망치를 일부 낮춘 반면, 프랑스(0.9%), 영국(0.7%), 스페인(2.4%) 등 유럽 국가들의 성장률은 실질 임금 상승, 금융 여건 개선 등에 따라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5.0%)과 인도(7.0%)도 소비 반등 등의 영향으로 상향 조정됐다.

아이엠에프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하며, 석 달 전보다 0.2%포인트 끌어올렸다. 이는 정부(2.6%)와 한국은행(2.5%), 오이시디(2.6%) 등 국내·외 주요 기관의 전망치와 유사하다. 반도체 수출 호황과 물가 안정세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