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유럽 경제 `개선`… 美 물가부담에 `둔화` 전망

주형연 2024. 7. 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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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경제성장률 수정 발표
미국 취업자수 감소 등 영향
유럽 금융여건 개선 등 반등
한국 수출 전략 변화 예상도
[연합뉴스]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을 앞두고 주요 선진국에 대한 경제성장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하반기 반도체 수출 호조 등 영향에 한국 경제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다 물가도 점차 안정세를 보여 내수 회복세가 본격화될 수 있는 만큼 국내 경제를 긍정적으로 내다본 것이다.

IMF는 유럽에 대한 성장률 전망치도 올려잡았다. 선제적인 금리인하 등에 힘입어 내년쯤 대유럽 수출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의 성장률 전망은 낮춰 잡았다.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미국 가계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며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 약화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임금상승세도 둔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복세를 타고 있는 한국의 수출 전략에서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 성장률 전망 상향 왜?=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7월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과 같은 3.2%로 유지했다. 그중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난 4월 2.3%보다 0.2%p 상향조정한 2.5%로 올려잡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11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과 같은 2.6%로 유지하고 물가상승률은 0.1%p 낮춘 2.5%로 전망했다.

OECD의 이러한 성장 전망은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놓은 전망치와 같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같은 수치를 내놨다.

OECD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고물가, 수출 부진 등 일시적 성장 약화에서 벗어나 성장이 재개된 모습"이라며 "누적된 고물가·고금리 영향에도 올해 하반기부터 내수가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날 한은이 발표한 '2024년 6월 수출입물가지수'에서 한국의 지난달 수출물가지수 잠정치는 132.96(2020=100)으로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 수입물가도 142.76(2020=100)으로 전월보다 0.7% 올랐다. 환율 상승 영향에 수출입물가 모두 한 달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출입물가가 환율 상승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하락에도 나프타 등 화학제품의 국제가격이 오른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美·유럽 엇갈린 전망=IMF는 미국에 대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2.7%에서 2.6%로 0.1%p 하향조정했다. 물가 부담이 여전한데다 취업자수가 줄어들며 예상을 밑도는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된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이 이날 발간한 BOK이슈노트 '미국과 유로지역의 소비흐름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도 미국의 대(對)미 소비재 수출 증가세가 향후 완만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개인소비는 작년 하반기 2분기 연속 전기 대비 3% 성장하는 등 견조했으나 올 1분기에는 1.5%, 4~5월 중에는 1.2% 성장하며 증가폭이 상당폭 둔화됐다. 특히 서비스 소비보다 재화 소비가 크게 감소했는데 금리에 민감하고 가격이 높은 자동차, 정보기술(IT) 기기 등 내구재 소비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월평균 자동차 소비 증감률은 작년 하반기에 전 분기 대비 1.7% 하락에서 올 1~5월 중 3.7% 하락으로 감소폭이 더 컸다. 같은 기간 IT기기는 9.9% 성장에서 1.3% 성장으로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저소득층 소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생필품의 소비도 줄고 있다. 미국의 소비 약화는 그간 소비 모멘텀을 지지한 가계 초과저축이 올해 3월경 소진된 영향이다. 이현아 한은 조사국 미국유럽경제팀 과장은 "미국 노동수급은 내년 이후 장기추세 수준으로 점차 수렴할 전망"이라며 "금리에 민감하고 고가인 내구재소비 약화흐름이 당분간 이어지고 노동시장 긴장도 완화로 임금상승세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럽국가에 대한 경제성장률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프랑스(0.9%), 영국(0.7%), 스페인(2.4%) 등 유럽 국가들의 성장률을 실질 임금 상승, 금융 여건 개선 등에 따라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도 유로 지역의 민간 소비가 '전환점'에 도달했다며 향후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 둔화에 힘입어 가계 실질소득이 증가세로 전환했고, 향후 재화 소비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긴축 완화는 내구재 중심의 소비 개선 효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 과장은 "그간 부진했던 유로 지역에 대한 수출이 시차를 두고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도 17일 '2024년 아시아 경제전망 보충'을 발표한다. 지난 4월 '2024 아시아 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지난해 12월 수준과 동일한 2.2%로 제시한 바 있다.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 호조에 따라 인공지능(AI) 메모리칩 등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한국이 주요 수혜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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