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헬기 논란’ 소환…야 “내로남불”·여 “최고존엄 찬양 경쟁”
[앵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국내 정치권에서는 엉뚱한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헬기로 이송됐다면서 지난 1월 부산에서 피습된 이재명 전 대표가 헬기 타고 서울로 이송됐던 걸 비판했던 여당에게 화살을 돌렸습니다.
이에 대해 여당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를 타고 지역병원으로 이송됐다면서 반박했습니다.
한국 국회의원들의 수준을 보여주는 이른바 헬기 이송 공방, 김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SNS에 올린 글입니다.
"정부·여당과 언론이 트럼프 헬기엔 침묵하고 있다"며 "후안무치와 내로남불, 이중잣대"라고 썼습니다.
강선우 의원은, "외신에선 특혜 논란을 찾기가 어렵다"고 했고,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는 이재명 전 대표 사건 때는 국민의힘과 수구보수언론이 앰뷸런스 헬리콥터 사용을 물고 늘어지는 등 '인면수심'의 공격을 벌였다며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사실 관계가 달라 단순 비교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직후 헬기가 아니라 차량 편으로 17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지역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는 겁니다.
[미국 CBS 기자 : "(피격 현장과 병원이) 매우 가깝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스로 걸어서 병원에 들어갔다고 들었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헬기는 다른 중상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했고, 이런 판단은 현지 응급구조대가 주도했습니다.
[강선우/더불어민주당 의원 : "결과적으로 닥터 헬기가 양쪽 다 뜬 건 맞습니다. 이재명 대표 같은 경우에는 아주 작은 열상이다, 종이 칼이다, 심각하지 않다라는 취지의 보도들이 줄을 이었었고요."]
국민의힘은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맹목적 찬양 경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사무총장 : "(트럼프 전 대통령은) 2급 지역병원 외상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지만, 이재명 대표는 긴급 헬기를 타고 후송하는 등 특혜를 누렸습니다. 비교할 걸 비교하십시오."]
국회 과방위원장인 최민희 의원은 "미국 언론은 트럼프 헬기를 문제삼지 않는다"는 글을 올렸다가 "적절한 비교가 아니었다"며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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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기자 (h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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