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잃었는데 ‘물건’이라뇨”...반려동물 의료사고나도 병원 책임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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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에 사는 김은선(62·가명)씨는 키우던 반려견 샐리(4)가 동물병원의 오진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병원에서 샐리가 숨을 헐떡이는 증세를 보였음에도 미용 시술을 멈추지 않았다"며 "방사선 촬영을 한 결과 심장비대증, 간질패턴 등 소견이 나왔지만 약 처방만 하고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경찰에 신고하고 해당 동물병원에 CCTV 영상을 요청했지만 경찰 역시 고의에 의한 범죄가 아닌 한 수사가 곤란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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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민법에선 ‘물건’ 정의
의료 사고 병원책임 못 물어
진료기록부 발급 의무화 등
법개정 나섰지만 번번이 무산
김 씨는 “증상이 악화되어도 병원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하더니 결국 죽은 뒤 잘못을 시인했다”며 “그에 대한 보상으로 키우고 있는 고양이 진료를 3년간 무상으로 해주겠다고 제안을 해 거절하니 돌아오는 대답은 소송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해당 병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를 맞으면서 반려동물 산업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이 의료사고로 죽음을 맞거나 피해를 입더라도 적절한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행 민법 제98조는 물건을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동물의 경우 유체물에 해당돼 물건과 같이 취급된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법은 국민 정서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보호자가 민사소송에 나서더라도 재산상 손실 이상으로 평가받기 어렵고 정신적 손해배상도 제한적이다.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도 없는 상태다. 의료사고가 나더라도 현행법상 동물병원에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변호사는 “의료행위 과실 인정에 있어서 수의사도 기본적으로 의료인의 과실기준에 준해 판단을 한다”면서도 “하지만 결국 법적으로 동물은 재물로 봐 재물손괴로 처벌하고, 교환가치(시장가격)를 한도로 손해배상책임 범위를 따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처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가 성립하지 않아 손해배상 청구 소송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문제가 속출하면서 입법적 보완을 통해 동물을 물건과 구분하고, 동물권을 보호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2021년 법무부가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허은아 당시 국민의힘 의원은 반려동물 보호자가 한국소비자원을 통해 진료기록부를 발급받고 수의사 등은 이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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