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감전된 듯...전남, 하루에 4500번 ‘기록적 번개’ 친 이유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집중 호우가 쏟아진 광주·전남 지역에 하루 사이 약 4500번 벼락이 쳐 관련 사고가 잇따랐다.
16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21시간 동안 전남 22개 시군에서 약 4500번의 낙뢰가 관측됐다. 인근 광주에서도 두 차례 낙뢰가 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 전남지역에 친 낙뢰가 4916번인데, 그 91%에 달하는 낙뢰가 이날 하루에 몰린 것이다.
기상청은 일자별 낙뢰 건수를 집계하지 않아 관측 이래 가장 많은 건수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이례적인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낙뢰의 원인으로 높게 발달한 비구름대와 느린 이동 속도를 지목했다. 통상적으로 비구름대가 높게 발달하면 낙뢰가 동반되는데, 동쪽에 위치한 고기압으로 인해 구름대의 속도까지 느려지면서 낙뢰 빈도수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잇따른 낙뢰로 피해도 속출했다. 기온·바람·온도 등을 관측하는 자동 기상관측장비(AWS)의 송신 오류가 발생했고,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한 석유화학업체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일부 공정이 중단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관측 장비에 낙뢰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며 “장비 보호를 위해 전원이 자동 차단되면서 자료가 미수신 됐는데 현재는 복구됐다”고 했다.
기상청은 18일까지 광주와 전남에 30~80㎜, 전남 남해안에는 100㎜ 이상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침수지역에서는 감전 사고와 자동차 시동 꺼짐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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