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소프트뱅크, 라인야후 자본관계 재검토 당분간 단념"

"한국 국내 여론 영향" 평가
'장기적 매입 계획'은 여전

한 시민이 지난 5월 13일 서울 서초구 라인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스1

라인야후 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가 네이버 지분 매입 작업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사안이 한국·일본 정부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시 중지’를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6일 익명 소식통을 인용,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주사인 A홀딩스 지분을 현행대로 각각 50%씩 유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결정 배경에 대해 아사히는 “한국 국내 여론 영향이 있다”고 짚었다. “일본 총무성이 행정지도에 대해 한국 야당 일각과 네이버 노동조합이 반발했다”는 것이다. 이어 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서도 라인야후 문제가 한일 관계 악화의 새로운 불씨가 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소프트뱅크 관계자 역시 아사히에 “지금은 움직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프트뱅크가 장기적으로 네이버 라인야후 지분을 매입할 계획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구체적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으나, 언젠가는 라인을 ‘일본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 3, 4월 ‘라인야후 지분 재검토 요구’를 포함하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지난해 라인야후 개인정보 유출 사건(약 51만여 건) 책임이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에 있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국내 야권을 중심으로 ‘일본이 네이버의 경영권을 박탈하려 한다’는 반발이 커졌고, 끝내 지난 1일 라인야후는 총무성에 ‘단기간 내 지분 조정이 어렵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