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덩샤오핑 이은 탁월한 개혁가”…3중전회 맞춰 띄우기 나선 중 관영매체
지난 15일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개막과 함께 중국 관영매체에 ‘개혁가 시진핑’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개혁가 시진핑’이라는 제목의 1만자 넘는 기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덩샤오핑 전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이은 탁월한 개혁가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16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관영매체가 시 주석을 ‘개혁가’로 부른 것은 처음이다.
신화통신은 덩 전 주석이 주도한 1978년 공산당 11기 3중전회와 시 주석 집권 1기 시절인 2013년 18기 3중전회가 “동등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개혁가 시진핑’의 면모에 관해 설명했다. 개혁·개방으로 이룬 고도성장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시 주석이 집권해 시스템을 재편하는 새로운 개혁을 이끌어왔다는 것이다. 18기 3중전회에서는 ‘전면적 개혁 심화’가 슬로건으로 채택됐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도 광둥성 당 위원회 제1서기 시절 광둥성 개혁·개방의 주요 창시자였다며 가문이 ‘개혁의 전통’을 갖고 있다고 표현했다.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도 15일 ‘중국 특색 사회주의’와 ‘자립’을 강조한 시 주석의 과거 발언을 소개했다. “발전경로는 각 나라 국민이 선택해야 하며 우리의 길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길이다”(2013년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 정신 연구 및 관철에 관한 세미나), “다른 나라의 정치 제도를 흉내 내면 호랑이 그리려다 개 그리는 격이 돼 나라의 미래와 운명을 망칠 수 있다”(2014년 전국인민대표대회 창립 60주년 연설), “반드시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길을 견지해야 한다”(2018년 개혁·개방 40주년 기념대회 연설) 등이다. 서구식 자유주의 개혁 요구를 경계하는 내용이다. 해당 기사는 주요 관영매체들이 모두 16일 머리기사로 보도했으며, 포털 바이두의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다.
관영매체의 ‘시 주석 띄우기’에는 이번 3중전회를 통해 당 지도부가 ‘개혁·개방 시대 이후’의 경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는 압박과 고민도 엿보인다. 하지만 시 주석을 개혁가로, 시 주석 부친을 개혁·개방 창시자로 규정하고 나선 건 전형적인 개인숭배이자 우상화 작업으로 비친다는 시각도 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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