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무효형’ 받은 아산시장, 12번째 해외출장길

취임 이후 두 달에 1번꼴
시의원들 ‘출국 금지’ 신청
시 “문화 교류 확대 목적”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사진)이 거의 두 달에 한 번꼴인 잦은 해외출장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최근 파기환송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상태에서도 다시 해외출장길에 오른다. 아산시의회 의원들은 박 시장의 출국 금지를 신청했다.

16일 아산시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은 17일부터 8일간 문화예술 교류를 명목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유럽 방문 해외출장에 나선다. 박 시장의 이번 해외출장은 취임 후 12번째다. 취임 두 달만인 2022년 9월 독일을 시작으로 한 달 뒤 유럽 4개국을 방문했고, 이듬해에는 일본 등 4개국을 찾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유럽 등 6개국을 방문한 상태다. 그동안 11차례 해외출장으로 찾은 나라는 17개국이며, 체류 기간도 70일에 달한다. 지역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박민우 아산시민연대 대표는 “지역에서는 박 시장의 잦은 해외출장이 ‘재판 지연용 아니냐’는 질타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해외출장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직후 진행돼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박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9일 파기환송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사실상 시장직 상실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혈세를 들여 해외출장에 나서는 것이어서 반발이 만만치 않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아산시의회 의원들은 박 시장이 형사재판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지난 11일 대전지방검찰청에 박 시장에 대한 출국 금지를 신청했다.

천철호 아산시의원(민주당·다선거구)은 “출입국관리법은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에 대해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해당 조항에 따라 박 시장은 출국 금지 대상자”라며 “박 시장은 ‘아산 비엔날레’ 행사 벤치마킹을 목적으로 해외출장을 나가는데 해당 행사 예산은 이미 전액 삭감된 상태”라며 “이번 해외출장 명분이 없다”고 했다.

아산시 관계자는 “아산에서는 오페라 축제 등 다양한 문화 행사와 공연을 개최하고 있는 만큼 해외에 나가 우수한 공연을 벤치마킹하고 문화적인 교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