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도 대낮에도 번쩍 번쩍...전남, 하루동안 낙뢰 4500번 쳤다
16일 새벽 전남 진도 등에 시간당 최고 1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주택 124채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진도에는 시간당 103.5㎜ 비가 쏟아졌고 고흥(85.5㎜)과 해남(78.1㎜)에도 거센 비가 내렸다. 해남 지역은 7월 기준 1시간 최다 강수량 기록을 세웠다.
시간당 50㎜가 넘는 비가 내리면 길에 물이 차올라 차량 운행이 어렵고 80㎜가 넘으면 와이퍼를 켜도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15~16일 하룻밤 사이 강수량은 진도가 168.5㎜, 완도가 156.5㎜, 고흥이 142.5㎜였다.
전남도 등에 따르면, 이날 전남 지역에서는 주택 124채가 침수돼 주민 65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이날 접수된 피해 신고는 128건이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전남도는 산사태 발생 우려가 큰 지역 주민 197명을 대피시켰다.
이날 0시 21분쯤 신안군 흑산면에서는 소방대원들이 물에 잠긴 주택에서 일가족 4명을 구조했다. 완도군 완도읍에서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빗물이 차 차량 10여 대가 침수됐다. 해남군 송지면에서는 흙더미가 주택을 덮쳐 주민이 인근 행정복지센터로 대피했다. 전통시장도 빗물에 잠겼다. 진도군 고군면에서는 굴착기 1대가 하천에 추락했다.
농경지 피해도 컸다. 이날 진도 150㏊, 완도 100㏊ 등 전남 지역 농경지 279㏊가 물에 잠겼다. 축구장 390개 크기다.
전남 지역에는 이날 하루 4500번 낙뢰가 관찰됐다. 작년 7월 한 달간 전남 지역에 친 낙뢰가 총 4916번인데 그 92%에 달하는 낙뢰가 하루에 몰린 것이다. 기상청은 “비구름이 전남 상공에 정체된 가운데 고온다습한 공기가 남쪽에서 대거 유입됐다”며 “뜨거운 수증기가 상승해 비구름 속에 있는 얼음 알갱이와 잇따라 충돌하면서 낙뢰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잇따른 낙뢰로 기상청 자동 기상관측 장비(AWS)에도 오류가 발생했다. 여수국가산업단지의 한 석유화학 공장에서는 낙뢰로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공장 배관이 파손돼 기름이 바다로 유출되기도 했다.
이날 새벽 전남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린 장마전선은 경남을 거쳐 밤에 동해로 빠져나갔다. 경남에서는 남해, 하동 등에 많은 비가 내려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났다.
17일부터는 새로운 장마전선이 형성돼 중부 지방에 많은 비를 뿌릴 것이라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수도권에 올 들어 가장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17일 새벽 경기 북부 지역에는 시간당 7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 외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는 시간당 30~60㎜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16~18일 예상 강수량은 경기 북부가 80~250㎜, 그 외 수도권이 80~150㎜, 강원도가 50~150㎜, 충청이 30~15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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