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9년 넘는 복직 투쟁' 차헌호 아사히 비정규직지회장을 만나다
◀ 앵 커 ▶
일본계 기업인 구미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해고 노동자들이 대법원 판결로 일터로 돌아가게 됐다는 소식, 지난주 전해드렸습니다.
178명의 노동자를 해고하는 데는 문자 하나로 충분했지만, 복직을 하는데 무려 9년이 걸렸습니다.
9년이 넘는 복직투쟁을 이끈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차헌호 지회장을 도건협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9년간의 복직 투쟁 이끄신 분이죠,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차헌호 지회장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먼저 승소하신 것 축하드리고요. 소감부터 한 말씀 해 주시죠.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지회장▶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9년 동안 우리가 싸워왔던 시간에 대해서 우리가 옳았음을 증명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Q.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승소 의미는?
현재 법으로는 파견을 허용하고 있는 업종이 32개 업종입니다. 제조업에는 파견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회사가 도급의 형식으로 하청업체 형식으로 해서 도급업체와 계약을 맺어서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이게 위장 도급인 거죠.
그래서 아사히글라스도 결국은 위장도급이다라고 판단을 내렸고 그래서 원래부터 정규직 노동자였어야 한다라는 것이 법원의 판결입니다.
Q. 형사소송도 승소···불법 파견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근래의 불법 파견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화성의 아리셀 화재 참사입니다.
대부분의 사망자가 다 불법 파견으로 그 현장에서 일한 노동자들이 다 사망했습니다.
100명 정도 되는 사업장에서 50명이 넘는 사람을 불법 파견으로 고용해서 결국 일하다가 대형 참사가 벌어졌는데 이렇게 중소사업장까지 파견이 불법 파견이 만연한 이유가 뭘까, 결국은 그 사업장도 노동부가 관리 감독을 제대로 했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검찰과 법원이 불법 파견에 대해서 벌금 몇 번 때리는 것이 아니라 엄중 처벌했다면 아리셀 기업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불법으로 파견으로 고용하지 않았을 겁니다.
결국은 불법 파견을 없애는 길은 엄중 처벌해야 하고, 또 더 근본적으로 보면 파견제를 언제까지 그대로 허용할 거냐, IMF 이후에 파견제가 도입되었는데 계속해서 이렇게 20년이 넘도록 파견 노동자를 고용할 거냐, 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해서 보다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부당 해고 구제 절차에 가장 문제가 있다고 느꼈던 점은?
집단적 노사관계 문제고 대량으로 해고된 문제를 노동부가 2년 동안 사건을 빠르게 해결하지 않았고 검찰이 또 2년 동안 사건을 빠르게 처리하지 않은 것. 그런데 이게 고의성인 거죠.
노동부, 검찰이 빠르게 노동자들 문제, 불법 행위가 벌어진 문제는 최대한 빠르게 바로잡아야 하는데 결국은 노동자들이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이면에는 노동조합에 대한 반감, 기업 봐주기, 이런 게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수없이 우리에게 이제 그만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얘기를 여러 기관에서 저희는 들었습니다.
결국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장의 권리를 위해서 조금 더 좋은 노동 조건을 바꿔보자고 노동조합을 만들었을 뿐인데 현실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는 아주 멀리 있는 거죠.
결국은 지금 뭐가 남았냐, 그럼 2015년 노동조합을 시작해서 결국은 마지막까지 저희가 지킨 것은 노동조합입니다. 노동조합 하나를 지키기 위해서 9년을 달려온 거죠.
Q. 일터 복귀 후 계획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역시나 2015년도에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문자 한 통으로 해고됐는데 이제 다시 노동조합을 제대로 하는 것, 그래서 아사히글라스가 헌법으로 보장된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서 올바른 노동조합, 회사가 건강하게 운영이 될 수 있는 노동조합을 만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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