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산도 밀어냈다...경주 토함산 3곳에 ‘땅밀림’ 발생

경주 국립공원 토함산 석굴암 인근 산사태 현장. /녹색연합

경북 경주시 토함산 3곳에서 ‘땅밀림’ 현상이 나타났다고 산림청이 16일 밝혔다. 땅밀림은 폭우가 내리면서 지하 암반층 위로 한꺼번에 많은 빗물이 쌓이고, 점토층이 서서히 미끄러지면서 산이 통째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산사태 보다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16일 산림청에 따르면, 경주시 황용동 2곳과 문무대왕면 1곳에 ‘땅밀림’ 현상이 발견됐다. 토함산·무장산·함월산 일대에서 발생한 산사태를 조사해온 산림청은 총 73곳에서 산사태를 확인했고, 땅밀림 현상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땅밀림 조사 시기는 지난 5월이었다. 남부지방을 강타한 올여름 장맛비와는 무관하게 발생한 현상인 셈이다. 최근 경주 일대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땅밀림 현상이 더 진행됐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땅밀림 현상으로 석굴암 등 국보가 위험하다는 주장은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라고 산림청은 전했다. 석굴암은 토함산 산사태에 따라 매몰 등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땅밀림은 땅속에 물이 차오르면서 땅이 비탈면을 따라 서서히 무너지는 현상이다. 이번 땅밀림 현상은 황용동에 1만2231㎡(약 3700평)와 2701㎡(약 820평) 규모로 발생했다. 문무대왕면은 4561㎡(약 1380평) 규모로 진행됐으며 범곡리 마을이 영향권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에선 2018년 10월에도 땅밀림 현상이 발생한 적이 있다. 이로 인해 문무대왕면 범곡리를 지나는 국도 4호선 노반이 붕괴했다.

토함산·무장산·함월산은 지질이 불안정한 데다가 2019년 9월과 2017년 11월 경주와 포항에서 강진이 발생하고, 산사태 위험이 커 산림청과 국립공원 등이 산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