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북·러 신조약은 조·소 체제의 부활… 한반도에 큰 손실” [세계초대석]
긴장 고조 불 보듯… 尹정부 외교의 실패
북·러 협력해도 핵무력 기술 이전은 난망
北, 확성기 재개 땐 새로운 형태 시위 예고
GPS 교란·사이버 테러 같은 도발할 듯
트럼프 재집권시 한반도 도전·기회 상존
북·중 틈새전략 균형외교 기조 아래 가능
한·중 관계 복원 필요하지만 쉽지 않을 것
남북관계 상관없이 북한학 연구는 중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북 이후 한반도 안보 정세의 긴장 국면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평양에서 만나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고 군사동맹을 사실상 복원했다. 앞서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와 위성항법장치(GPS) 전파교란 도발에 대응한 한국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9·19 남북군사합의 전면 무효화 선언으로 접경지역에서의 우발적 충돌 위험도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북·러 신조약 의미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다면.
“자동 군사개입조항이 명문화됐다는 측면에서 결국 1961년 조·소체제 부활이라고 생각된다. 결국은 한반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조약상 한반도 외교안보 부분은 결국 북·러 군사협력으로 상징된다. 한 쪽에서는 한·미, 한·미·일 3국간 군사협력을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북·러 간 군사협력을 한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선 평화가 증진되기보다는 긴장이 고조되는 것이 당연하다. 한반도에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차후에 이것이 변화한다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 비용이 들어간다는 측면에서 우리에게는 엄청난 손실이다. 북·러 간 조약 체결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쪽에서는) 한·러 간 불편한 관계가 어느 정도 봉합된 걸로 판단했다. 그런데 지금 현재 북·러조약 체결 내용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셈법도 있었겠지만, 윤석열정부 외교정책 실패에도 원인이 있다고 본다.”
―북·러 군사협력 수준을 전망한다면.
“연례적으로 한·미 연합훈련 시기에는 북한이 항상 강경하게 맞대응했다. 8월 위기설이 걱정된다. (8월에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자유의방패(UFS) 연습이 예정돼 있다.) 또 하나는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다면 새로운 형태의 시위를 하겠다고 북한이 예고한 상황이다. 여기에서 ‘새로운 형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중요한 대목이다. 예를 들어 대남 확성기로 맞대응을 한다거나, 또는 우리 쪽 확성기에 고사총으로서 포격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모두 과거의 형태다. 북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형태의 도발과 무력시위는 결국 사이버 테러로 생각된다. 대상은 정부기관, 공공기관 민간기관을 다 포함한 것이며, 이런 기관에 대해 사이버 테러를 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GPS 공격까지 하지 않을까 예상할 수 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인천국제공항을 예로 들어보자. 3분 단위로 항공기 이착륙이 이뤄지는 곳이다. 여기에 GPS 공격, 사이버테러를 하면 굉장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목적은 결국 우리 국민의 불안감을 확산시키는 것이다.”
―미 대선이 임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한다면 우리의 대비는.
“북한학은 완결판이 아니고 발전과정에 있다. 대학에 북한이란 용어를 쓰기가 쉽지 않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북정책과 남북관계가 변화가 온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대학원대학교라는 이름을 건다는 것은 경영자측 의지, 구성원의 열정, 학생의 열의 없으면 어렵다. 학교의 출발은 1972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였다. 출발 당시엔 북한학과가 어디에도 없었고, 남북관계 부침에 영향을 받아왔다. 한국연구재단에서 공개되는 프로젝트가 과거엔 350여개 가운데 북한학 관련은 최소 20개 정도는 됐다. 지금은 2개 정도밖에 안 되는 상황이다. 북한학 관련 연구지원이 없어지고 프로젝트도 없어지면 북한에 대한 연구 열의가 떨어지고 북한, 동북아 관련 연구 성과도 줄어든다. 북한학은 특이성이 있는 학문이다. 통일문제와 민족문제, 평화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교육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관계와 무관하게 우리에게 북한학 연구와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세계 각지에서 학생들이 모인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홍콩에서 매주 토요일마다 비행기를 타고 수업에 오는 학생이 있었다. 국제기구 종사자들도 많이 온다. 주한 일본대사관 직원들은 매학기 반드시 한두명씩 포함된다. 종교단체, 시민단체, 육·해·공군 등 각 분야에서 모인다. 교수가 방향을 잡으면 각자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들인 학생들의 토론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북한대학원대학교는 남북관계의 광풍이 몰아쳐도 반드시 헤쳐 나갈 것이다.”
대담=이우승 외교안보부장, 정리=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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