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연 대법관 후보자 ‘쪼개기 증여’ 받아…절세 노린 ‘꼼수’ 지적
남편 분양 아파트 지분 나눠
증여세·양도소득세 등 절감
이숙연 대법관 후보자(사진)가 부모와 남편으로부터 각각 ‘부동산 쪼개기 증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절세를 노린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이 후보자는 2003년 4월 부모로부터 경기 광주시 초월읍의 임야 2만1917㎡를 증여받았다. 2002년 9월 이 후보자의 부모가 절반씩 사들여 7개월 만에 딸에게 증여한 것이다. 당시 35세였던 이 후보자는 제주지법 판사로 재직 중이었다.
토지에 대한 증여세를 매길 때 증여 시점으로부터 3개월 내 매매 기록이 없으면 ‘시가’가 아닌 ‘개별공시지가’로 가치를 측정한다. 이 후보자의 경우도 부모가 토지를 7개월간 보유했다가 증여했으므로 시가보다 낮은 공시지가를 적용받았다. 국토교통부 부동산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필지의 공시지가는 2003년 1㎡당 8580원으로, 총 1억8804만7860원을 증여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향신문 의뢰로 세무사, 회계사들이 계산한 내용을 보면 해당 임야에 대해 이 후보자가 내야 할 증여세는 증여재산 공제(5000만원)와 누진공제액 등을 적용해 약 1760만9500원이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쪼개기 증여’를 받았기 때문에 증여 재산이 9402만3930원으로 줄었다. 부모 한 명에게 받은 재산에 대한 증여세는 690만2300여원으로 산출된다. 2건을 합치면 1380만4700여원이 된다. 결과적으로 땅을 쪼개서 물려받은 덕에 증여세 380만4700여원(21.6%)을 절감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이 땅을 2020년 4월 매각했다. 이 시기 개별공시지가는 1㎡당 3만3400원이었다. 땅의 가치가 17년 만에 약 4배 오른 것이다.
쪼개기 증여는 아파트 거래에서도 되풀이됐다. 이 후보자의 남편은 1999년 6월 자신의 이름으로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아파트 한 채를 분양받았다. 이 후보자는 2008년 11월 이 아파트 지분의 절반을 남편으로부터 증여받았다.
부부는 2014년 6월 아파트를 팔았다. 거래가액은 9억원이었다. 6년 전 쪼개기 증여에 따라 양도거래 금액도 절반으로 줄어 납부세액이 바뀌었다. 회계사들은 이 아파트의 최초 고시가액 등을 감안하면 9억원의 거래에 따른 양도소득세가 1억869만9000여원이라고 계산했다. 그러나 지분이 절반으로 쪼개지면서 이 후보자 남편이 낸 양도소득세는 4315만7000여원으로 낮아졌다. 부부 간 증여에선 최대 6억원까지 공제되므로 이 후보자는 남편으로부터 지분 5억2000만원을 받고도 증여세를 피했다. 그리고 취득가액보다 양도가액이 낮아 이 후보자는 양도소득세도 내지 않았다.
결국 부부는 쪼개기 증여로 양도소득세의 60.29%(6500여만원)를 절세했다.
절세를 위한 ‘쪼개기 증여’라는 지적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부모가 공동 소유로 토지를 취득하게 된 경위는 알기 어려우나 부부가 공동재산으로 매수자금을 마련했기 때문에 공유자로 매수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후보자에게 미리 증여할 것을 예상하고 쪼개기 취득했다거나 증여세를 부당하게 감면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방배동 아파트에 관해선 “가족 등이 실제 살았던 아파트이고, 공동 소유한 때로부터 시간이 일정 정도 지나서 매도한 것이므로 양도소득세를 부당하게 절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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