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검찰총장까지 ‘尹탄핵 청문회’ 불렀다...與 “이재명 수사 방해”
더불어민주당은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를 요구하는 국민동의 청원 청문회 증인으로 이원석 검찰총장을 채택했다. 오는 26일 청문회 때 이 총장을 상대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명품 백 수수’ 등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검찰총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세우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국민의힘은 “피의자가 국회 권력으로 본인을 수사하는 검찰을 때려눕히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이 무차별 검사 탄핵에 이어 검찰총장까지 청문회에 불러내 이재명 전 대표나 민주당 관련 인사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이원석 총장, 대통령실의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강의구 부속실장, 이동혁 대통령기록관장, 송창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2부 부장검사 등 6명을 탄핵소추 청원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반대 의견을 밝히고 표결 전 퇴장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부부 결혼 전 있었던 주가조작 사건이나 대통령 직무 관련성도 불분명한 배우자 명품 백 수수는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는데도 민주당이 위헌·위법적 청문회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 청원 관련 청문회를 19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 청문회 증인으로 김건희 여사와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 등 39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는데, 여기에 더해 이원석 총장 등 6명을 증인으로 추가 채택한 것이다. 야당은 26일 청문회에서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과 관련해 이 총장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에게 질의할 방침이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이 총장이 김 여사 소환 검토만 몇 년째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주가조작 사건은 항소심 공범들의 재판이 끝나고 있는데도 김 여사에 대해선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장은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탄핵 청문이라고 하는 유례없는 정치적 사안에 사법을 담당하는 검찰총장을 끌어들이는 것은 정치가 사법을 정쟁으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런 처사가 온당하지 못하다는 것은 국민 여러분들께서 잘 알고 계시리라 믿고 역사가 평가하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청문회 출석 여부와 관련해서는 “어떤 것이 옳고 정의에 부합하는지 찬찬히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통상적으로 검찰총장은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이유로 국정감사를 제외하고 국회에는 나가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대통령실은 그동안 위헌 소지가 있는 사안에는 타협하지 않았다”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국회증언감정법은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 법을 들어 “(증인들이) 안 나오고는 못 견디고, 못 버틸 것이다. 바로 ‘고발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회 증언감정법상 증인 출석 의무는 국회 안건 심의나 국정조사·국정감사와 관련해서만 규정돼 있다. 다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 연서(連署)가 있으면, 청문회 증인도 고발이 가능하다. 민주당은 전날엔 대통령실이 대통령실 관계자 등에 대한 청문회 증인출석요구서 수령을 거부했다며 정진석 비서실장 등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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