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리스크’ 줄여야 산다… 영화, 다시 금요일 개봉 러시
잇따라 금요일 선봬… ‘베테랑2’도 확정
관객 수 급감하면서 소수에 영화평 좌우
혹평 많을 땐 주말 흥행 성적까지 저조
관객층 두터운 금요일은 위험 부담 적어
국내 극장은 1990년대 말까지 토요일 개봉이 관례였다. 그러다 2000년대 초반 금요일, 2000년대 중반 목요일로 서서히 개봉 요일이 조정됐다. 영화 시장이 호황이던 당시에는 빠른 개봉을 통한 선점효과를 기대했다. 입소문이 나면 주말 관객이 뒤따라 늘어나리라 기대하고 개봉일을 하루씩 앞당겼다. 수요일 개봉이 시작된 건 2013년부터다. 2014년부터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관람료 할인을 하는 ‘문화가 있는 날’이 도입되면서 수요일 개봉이 굳어졌다.
최근 다시 금요일 개봉이 등장한 데는 영화시장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평일 관객수가 급감하면서 개봉일에도 상대적으로 적은 관객이 극장을 찾다 보니 소수 관객의 취향에 영화평이 좌우되는 ‘입소문 리스크’가 커졌다. 평일 개봉 후 영화에 대한 혹평이 많으면 오히려 주말 관객조차 놓치는 사태가 생겼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다른 관객의 반응을 참고해 영화 관람을 결정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라며 “수요일에 개봉했을 때 영화에 대한 평가가 안 좋으면 주말에도 기대보다 관객수가 저조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극장을 찾는 발길이 느는 금요일은 관객층이 두껍기에, 금요일 개봉 후 영화가 호평받으면 주말과 그다음 주까지 흥행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플라이 미 투 더 문’ 배급사인 소니 픽쳐스 관계자는 “특정 관객이 국한된 수요일이 아닌 다양한 관객층이 모이는 금요일 개봉을 통해 주말 박스오피스에 힘을 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탈출’ 배급사인 CJ ENM 관계자도 “극장 환경이 많이 변하고 있고 평일 평균 관객수가 적어지다 보니 금요일 개봉 사례가 생기는 것 같다”며 “‘탈출’ 같은 재난 장르 영화를 선호하는 10대나 여유 시간에 영화 한 편을 보려는 직장인 모두 금요일에 관람이 용이하기 때문에 개봉일을 금요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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