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500번 번개 쾅쾅…전남, 200년만의 폭우에 곳곳 물에 잠겨(종합)
(무안=뉴스1) 전원 기자 =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전남지역에 최대 189.9㎜의 폭우가 쏟아져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고, 담장 붕괴와 화재 등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례적인 4500번의 낙뢰도 동반해 기상장비가 고장나고 공장 가동이 멈추기도 했다.
16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7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광양이 189.9㎜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신안 홍도 185㎜, 진도 의신 169㎜, 순천시 158.5㎜, 완도 보길도 158.5㎜, 보성군 157.3㎜, 여수 151.5㎜, 고흥 도화 143.5㎜ 등이다.
특히 1시간 동안 진도 의신 103.5㎜, 고흥 도화 85.5㎜, 신안 흑산도 79.7㎜, 보성 78.7㎜, 해남 78.1㎜의 폭우가 쏟아졌다. 해남에서는 2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확률로 7월 '1시간 최다 강수량' 기록을 새로 쓰기도 했다.
전남에 내려진 호우특보는 이날 오후 7시 20분을 기해 모두 해제됐다.
짧은 시간 강한 강수가 집중되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전남소방본부에 접수된 피해 신고 건수는 155건(안전조치 114건·배수 29건·인명구조 9건·화재 2건·부상자 이송 1건)에 달한다.
광양시 태인동에서는 오후 2시 54분쯤 주택 담장이 무너져 75세 A 씨가 머리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오전 7시 17분에 완도의 다시마 건조창고 화재 신고가 접수됐고, 같은 날 오전 7시 25분쯤 해남의 빈 축사에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빗물이 전기시설에 들어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진도·해남·완도 등에서 주택 내부와 마당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161건이 접수됐다. 실제로 오전 1시 21분쯤 신안 흑산면에서는 시간당 50.5㎜가 쏟아지면서 일가족 4명이 고립됐다가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토사 유출로 인해 주민 3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보성군 득량면의 한 마을 도로를 지나던 화물차 운전자 A 씨가 토사가 유출된 것을 보고 자력 대피했다.
또 보성군 도촌리의 한 주택에서 침수 신고가 들어왔으나 토사유출로 인해 진입로가 막히자 소방당국은 장비를 이용해 출동로 확보 후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 2명을 대피시켰다.
산사태 위기 경보가 경계 수준으로 상향되면서 고흥·강진·해남·완도·광양 등 8개시군 산사태 취약지 139세대 207명의 사전대피가 이뤄졌다.
고흥 등 5개 지역에서는 벼 279㏊가 물에 잠겼고, 완도에선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물이 차 차량 10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도내 도로 등 공공시설 11개소도 파손됐다.
무등산 동부와 지리산 전남, 다도해 서부, 내장산 등 국립공원 4곳, 도내 도로 4개소, 산책로와 하천 출입구 등 49개소도 통제되고 있다.
이례적인 낙뢰도 동반했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까지 전남에는 4629번(15일 129번·16일 4500번)의 낙뢰가 쳤다.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 같은 지역에서 4916번의 낙뢰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94%가 넘는 낙뢰가 이틀 사이에 발생한 셈이다.
잦은 낙뢰로 6곳의 기상관측장비가 한 때 작동이 중단됐다. 여수 석유화학업체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공장 가동이 멈췄고, 복구를 진행하던 중 기름이 유출되기도 했다.
집중된 강수와 낙뢰의 원인은 높게 발달한 비구름대와 느린 이동 속도의 영향인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전남도는 농업과 축산, 수산, 도로 등의 피해상황을 조사하는 한편 피해 규모에 따라 자체 복구 및 재난안전기본법에 의한 지원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기상청은 18일까지 광주와 전남에 30~80㎜, 전남 남해안에는 100㎜ 이상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다"며 "침수지역에서는 감전 사고와 자동차 시동 꺼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jun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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