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78cm, 3가지 희귀병을 한꺼번에 앓던 아이...결국 사망, 무슨 사연?

10세 틱톡 스타 벨라 브레이브(본명 이사벨라 톰슨) , 희귀 질환 3가지 앓고 태어났지만 항상 밝았던 소녀, 끝내 폐 감염으로 사망

캐나다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벨라의 이식 수술 후 병원을 방문한 영상이 세계적으로 바이럴 되기도 했다. 레이놀즈가 병원 침대 옆에서 바닥에 앉아 있는 영상은 300만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사진=]

키 78cm로 왜소증(Dwarfism), 히르슈슈프룽병(대장 질환), 중증 복합 면역결핍증(CID)..., 이 3가지 희귀질환을 한꺼번에 갖고 태어나 그의 삶을 공유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캐나다 소녀, 벨라가 10세 삶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CBC뉴스, 피플지, 인디펜던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틱톡에서 7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했던 10세 틱톡 스타, 벨라 브레이브(Bella Brave)가 7월 14일 사망했다. 지난 7월 10일, 벨라는 폐 감염으로 인해 합병증을 겪은 후 의학적으로 유도된 혼수상태에 빠졌다. 7월 9일에는 중환자실에서 삽관됐지만 며칠 후 끝내 호흡을 거뒀다.

벨라는 태어난 이후 첫 2년 동안 병원에서 수많은 수술을 견뎌야 했다. 엄마가 그의 성장과 투병 과정을 영상으로 올리면서 틱톡에서 수백만 명의 팔로워가 생겼고,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벨라에게 으응원을 보내오기도 했다. 벨라의 투병 기록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캐나다 라디오 방송국 CJME에 따르면 벨라가 앓았던 세 가지 모두 매우 희귀한 질환으로 함께 발병하는 것은 더욱 드물다. 희귀 대장질환 히르슈슈프룽병도 갖고 있었기에 2020년 벨라는 장 이식을 받기 위해 대기자 명단에 올랐으며 2023년 토론토의 식키즈(SickKids )병원에서 이식을 받았다.

당시 캐나다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벨라의 이식 수술 후 병원을 방문한 영상이 세계적으로 바이럴 되기도 했다. 레이놀즈가 병원 침대 옆에서 바닥에 앉아 있는 영상은 300만 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벨라의 본명은 이사벨라 톰슨이다. 엄마 카일라 톰슨은 7월 15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벨라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카일라 톰슨은 "우리의 용감한 소녀는 이 땅에 유산을 남기고 금빛 거리를 춤추며 걷고 있다. 벨라는 우리의 품 안에서 평화롭게 떠났다.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추억을 간직하며, 용기를 마음에 담아주길 바란다"고 SNS에 글을 올렸다.

벨라의 본명은 이사벨라 톰슨이다. 엄마 카일라 톰슨은 7월 15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벨라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사진=벨라 인스타그램]

카일라는 벨라가 생전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영화 '위대한 쇼맨(The Greatest Showman)'의 노래 '네버 이너프(Never Enough)'에 맞춰 춤추는 틱톡 영상을 함께 게시하기도 했다. 이 영상과 함께 "벨라가 여러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는 여러분이 어떻게 용기를 얻었는지 모든 세부사항을 공유해달라"고 부탁하자 세계 곳곳에서 벨라의 팬들은 추모의 메시지를 남겼다.

사망 전, 벨라는 피플(People)지와의 인터뷰에서 천국이 어떤 곳일지 설명하기도 했다. "천국에는 많은 구름과 구름으로 지어진 큰 성이 있다. 거기에 하나님이 계실 것이다"고 한 그의 말처럼 팬들은 벨라가 구름성에서 하나님과 함께하길 기도했다.

3가지 희귀질환이 한꺼번에...매우 드문 사례로 유전적 돌연변이와 관련있어

벨라가 겪은 3가지 희귀질환 중 왜소증(Dwarfism)은 골격계의 발달 이상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작은 신장을 특징으로 하는 유전자 돌연변이 질환이다. 부모가 모두 정상 체형일지라도 돌연변이로 인해 자녀가 왜소증을 가질 수 있다. 벨라는 연골모발형성저하증(cartilage-hair hypoplasia)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히르슈슈프룽병 (Hirschsprung Disease)은 대장의 신경 세포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아 장의 일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이로 인해 대변이 장을 통과하지 못하고 축적되어 장이 팽창하게 된다.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 혹은 태아 발달 중 신경 세포가 대장에 도달하지 못해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벨라는 이로 인해 여러 번의 수술과 2023년 장 이식도 받았다.

중증 복합 면역결핍증 (Severe Combined Immunodeficiency, SCID)은 면역 체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유전적 질환이다.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으로 가장 흔한 형태는 X-연관 SCID로, X염색체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이로 인해 감염에 매우 취약하게 되며, 가벼운 감염에도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벨라의 경우 여러차례 골수 이식과 같은 치료를 받았지만 폐 감염이 생겨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이렇게 벨라에게 3가지 질환이 다중으로 함께 나타난 이유는 주로 유전적 돌연변이와 관련이 있다. 세포 신호 전달 경로 또는 성장 인자 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유전적 돌연변이가 여러 신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쳐 다양한 질환을 동시에 발생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