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파업 한양대병원을 살려라’…한양학원, ‘알짜회사’ 한양증권 판다
‘현금줄’ 68년 만에 지분 처분 나서
한양대학교의 학교법인인 한양학원이 68년 만에 한양증권을 매각한다. 전공의 파업으로 경영난을 겪는 한양대병원 지원을 위한 자금 마련 성격이라는 게 한양학원 측 설명이다.
한양증권은 지난 15일 조회공시요구 요청에 대한 답변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학교법인 한양학원에 확인한 결과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지분 매각설을 공식화했다.
한양학원은 사립학교법 시행령에 따라 한양증권 지분을 처분하기 위해 이사회를 거쳐 11일 교육부에 처분신청서를 제출했다. 최대주주인 한양학원은 산하 영리법인과 이사장을 포함한 특별관계인 지분을 합쳐 한양증권 지분 40.99%(보통주 기준)를 갖고 있다. 1956년 설립된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국내 30위 증권사다. 자산건전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우발부채 규모는 352억원(자기자본 대비 7.1%)으로 관련 리스크는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한양학원이 지분 매각에 나서는 것은 전공의 파업으로 경영난에 빠진 한양대병원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한양학원 산하 건설사인 HYD한양(한양산업개발)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부채가 4009억원에 달해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한양학원은 이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한양학원 관계자는 “교육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만큼 학교법인의 재산으로 기업체에 돈을 빌려주기는 어렵다”며 “대학 경영 여건 악화나 병원 사정 등으로 한양증권을 매각해 실탄을 마련해놓으려는 것이 매각 사유”라고 밝혔다.
한양학원은 지난 4월 이사회에서 전공의 파업에 따른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마이너스 대출을 포함해 한양대 서울병원에 300억원, 구리병원에 200억원의 기채 신청(의료법인이 금융권 대출을 받을 때 주무부처 허가를 의무화한 것) 안을 승인했다. 지난 6월 이사회에서는 의료 장비에 대해 310억원의 리스자금을 차입하는 안을 승인했다. 이런 조치에도 경영난이 해소되지 않자 매년 수백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캐시카우’를 매각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 사학재단 관계자는 “당장 대학병원이 돈을 잘 벌지는 못하지만, 대학 위상과도 관련이 있어 쉽사리 병원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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