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수주 대박’…조선업 기대감도 커진다

최우리 기자 2024. 7. 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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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소가 대규모 컨테이너선 수주 소식을 오래간만에 전했다.

지난 10여년 간 건조 비용이 싼 컨테이너선 주문은 중국으로 꾸준히 넘어가고, 한국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큰 암모니아·엘엔지(LNG·액화천연가스)선에 더 주력하던 터였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물량이 꽉 찬 한국 조선사들이 더는 주문을 못 받다 보니, 중국도 엘엔지 선박 건조 경쟁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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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디(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도크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국내 조선소가 대규모 컨테이너선 수주 소식을 오래간만에 전했다. 지난 10여년 간 건조 비용이 싼 컨테이너선 주문은 중국으로 꾸준히 넘어가고, 한국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큰 암모니아·엘엔지(LNG·액화천연가스)선에 더 주력하던 터였다. 그만큼 전세계적으로 컨테이너선 발주가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업계에선 고부가가치선에 이어 중국에 넘겨줬다고 여겼던 컨테이너선 주문까지 밀려들자 조선업이 초호황기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하지만 숙련공 부족과 중국 업체의 추격 등 구조적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에이치디(HD)한국조선해양 산하 조선소는 지난 15일 대규모 컨테이너선 수주 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다. 1만55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2척을 건조해달라는 주문으로 계약 규모는 3조6832억원에 이른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컨테이너선 발주 상황이 좋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별로 없었다”며 “홍해 사태 장기화로 운임이 많이 올라 컨테이너 선사들이 돈을 많이 벌었다. 이런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형 선사들이 잇달아 컨테이너선 발주를 늘리면서 한국도 수혜를 입고 있다”고 했다.

컨테이너선 수주까지 다시 이어지면서, 에이치디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 가운데 상반기에 이미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한 곳도 있다. 에이치디한국조선해양 산하 조선소 가운데 에이치디현대미포와 에이치디현대삼호는 올해 목표를 이미 채웠다. 한화오션은 목표치의 86%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의 상반기 수주는 4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2억 달러)보다 53% 늘었다.

선박 건조 가격도 오르고 있다. 조선소들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는 뜻이다. ‘신조선가 지수’는 2021년부터 꾸준히 올라 187(올해 6월 기준)을 기록 중이다. 신조선가 지수는 1998년 기준 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100으로 보고 이후 선박 가격을 비교하는 지표다.

이 때문에 국내 조선업계의 실적 훈풍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일부에선 약 20~30년 주기로 오는 ‘슈퍼 사이클’이 도래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조선업계에선 1963~1973년이 1차, 2002~2007년이 2차 슈퍼사이클로 꼽는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탄소감축 필요성에 따른 노후 선박 교체 수요에다 엘엔지 선박 수요도 꾸준하다”며 “장기 호황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업계 내에선 팽배하다”고 말했다.

물론 섣부른 기대라는 신중론도 있다. 우선 국내 조선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엘엔지 선박 건조 시장에 중국 업체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장기적으로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더 축소되면서 한국 조선업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물량이 꽉 찬 한국 조선사들이 더는 주문을 못 받다 보니, 중국도 엘엔지 선박 건조 경쟁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숙련공 부족이라는 약점은 여전히 살아 있다. 국내 조선소가 호황기에 정규직을 늘리기보다는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불황일 때는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숙련공이 흩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부족한 인력은 외국인 노동자가 메우는 형편이다. 하도급 체제인 국내 조선업 구조에서 협력사 직원의 약 20%는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한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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