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연출가 최초 단장 맡아 큰 영광…누구나 사랑하는 대표 극단 만들 것”
국립극단이 관객과의 접촉면을 넓힌다.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예술감독이 16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지난 4월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났다. 박 단장은 “누구나 사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극단을 목표로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존에 공연별로 1회씩 진행하던 ‘예술가와의 대화’를 확대해 관객이 창작진과 대화하는 기회를 늘린다. 공연이 생소한 관객을 위해서는 ‘공연 읽기’(가칭)를 도입한다. 박 단장은 “드라마터그 등 창작진이 도슨트처럼 작품을 알기 쉽게 해설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희곡의 성격에 적합한 인문학 강의도 개최한다.
국립극단은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공연에 적극적이었다. 올해도 <스카팽>을 전회차 ‘열린 객석’으로 편성해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도 볼 수 있게 했다. 수어통역, 음성해설, 디렉터스 컷 등 다양한 버전의 공연을 제공하는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on.ntck.or.kr)도 이어간다.
박 단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에서 연극학을 수학하고 <철로> <하녀들> 등 실험적인 연극을 선보여온 중진 연출가다. 박 단장은 “한국의 연출가, 배우는 세계적 수준에 벗어나지 않는데 그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연출, 작품 교류를 통해 한국연극의 위상을 세계에 보여주고픈 간절한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국립극단은 이를 위해 국제교류를 전문으로 하는 PD를 채용 중이며, 기획 단계부터 국제 교류를 고려해 레퍼토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 공연 중 호평받았던 작품을 재발굴해 레퍼토리화하는 작업도 한다. 국립극단 제작PD와 관객이 각각 뽑은 1편씩을 선정해 무대에 올린다. ‘국립극단 창작 희곡 공모’를 신설해 신진작가, 기성작가를 대상으로 우수 희곡을 뽑아 낭독회를 거쳐 공연으로 선보인다.
상징적인 공간인 명동예술극장의 가동률은 현재 60%대에서 90%대까지 끌어올린다. 이를 위해 여름과 겨울에 민간 극단 작품을 초청한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는 대형작품을, 달오름극장에서는 ‘시대의 문제작’을 개발해 선보인다.
박 단장은 국립극단 최초의 여성 단장·예술감독이다. 그는 “저보다 훌륭한 여성 연출가가 많은데 제가 최초라서 영광”이라며 “저를 마중물로 해서 더 많은 여성 연출가가 배출되고 국립극단에서도 활동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단장의 임기는 3년이다.
백승찬 선임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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