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자M] 주차장·놀이터에서 '꽈당'…아파트 보험으로 보상된다?
경제기자M 김태형입니다.
오늘은 짧은 영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안, 한 남성이 주섬주섬 차 안을 정리한 뒤 걸어나오는데, 미끄러운 바닥에 그만 넘어집니다. 한동안 의식을 찾지 못하는 모습인데요.
그렇다면 이 남성, 주차장 바닥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아파트 측에 보상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정답은 동그라미, 할 수 있습니다.
주차장이든, 아이들 뛰어노는 놀이터든 관리 부실로 다쳤다면 아파트 입주자회의에서 가입한 '영업배상책임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는데요.
그런데,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애를 먹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직접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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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부동액 추정 물질을 밟고 70대 여성 A 씨가 미끄러졌습니다.
고관절이 골절돼 두 번이나 수술받으며 수술비만 5백만 원가량 들었는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 인터뷰 : A 씨 가족 - "1년 이상 재활 치료를 해야 되고 계속 병원에 외래 진료도 받아야 되는 상황이어서 비용은 더 많이 나올 것 같고요."
A 씨 가족은 아파트 측의 관리 소홀로 미끄러운 상태가 방치돼 있었다며 아파트에서 가입한 배상책임보험에 치료비를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보험사는 A 씨가 미끄러진 지점이 보행로가 아니라 주차구역이라는 이유로 치료비 전액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오전 7시쯤 사고가 났는데, 청소 시간은 오전 9시부터라 관리 부실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도 했습니다.
▶ 인터뷰 : A 씨 가족 - "지하 주차장이면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이고요. 주차라인 안에 차를 댄다라고 하면 사람이 주차라인 안까지는 날아서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 인터뷰 : 한세영 / 보험 전문 변호사 - "'통행을 하면 안 된다'라고 사전에 입주민들에게 공지를 하거나 혹은 (부동액을 누출한) 차주에게 해당 차량이 정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면 아파트 측에게 전혀 과실이 없었다고 보기는…."
-------------- 아파트 주거가 일반화되며 배상책임보험 가입 건수는 2022년 기준 19만여 건으로, 10년 전보다 2배로 늘며 대다수 아파트가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심지어 보험금 청구조차 해보지 못하는 일도 적지 않습니다.
아파트 입주자회의에서 보험료 할증을 우려해 보험 청구를 허락해주지 않는 겁니다.
▶ 인터뷰 : 한세영 / 보험 전문 변호사 - "배상 책임으로 그냥 인정해서 처리를 하게 되면 입주자 대표 회의에 자기 부담금이 발생하거든요. 이거 때문에 소송을 할 수는 없어요. 소송 비용이 있기 때문에…."
입주민 스스로 보험사나 입주자회의와 다툼을 벌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나마 사고 당시 현장 등 관리 부실을 입증할 증거 사진과 보험금 지급이 된 판례 등을 모아 대응하는 게 최선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금융감독원 등 당국이 분쟁 해결의 제도적 보완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제기자M입니다. [ flash@mbn.co.kr ]
영상취재 : 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그래픽 : 유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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