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은 ‘일방통행 표시’…역주행 사고 경고등 [현장, 그곳&]

오민주 기자 2024. 7. 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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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금지 표시가 보이지 않아 일방통행 도로인 줄 몰랐습니다."

이곳 일대는 일방통행과 양방향 통행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차선을 혼동한 운전자들이 역주행하기 쉬운 곳이다.

일방통행 구간에서 역주행하던 한 차량이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을 보고 황급히 후진하기도 했다.

일방통행 시작과 종료 구간에는 진입금지 표지판과 노면 표시가 필수로 설치돼야 하지만 미흡한 구간이 많아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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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시청역 참사 부른 ‘역주행’... 5년간 관련 사고 1천457건 발생
지워진 노면·가려진 표지판에 혼란... 혼동 예방 위한 주기적 점검 절실
警 “지자체와 미흡한 부분 개선”
16일 수원특례시 장안구의 한 일방통행 도로. 노면 표시가 지워져 식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민주기자

 

“역주행 금지 표시가 보이지 않아 일방통행 도로인 줄 몰랐습니다.”

16일 오전 9시께 수원특례시 장안구의 한 골목길. 이곳 일대는 일방통행과 양방향 통행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차선을 혼동한 운전자들이 역주행하기 쉬운 곳이다. 하지만 노면 곳곳에 적힌 일방통행을 알리는 글씨와 역주행 금지 화살표들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지워져 있었다. 일방통행 구간에서 역주행하던 한 차량이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을 보고 황급히 후진하기도 했다. 운전자 오영환씨(가명·50대)는 “노면 표시가 지워져 있거나 표지판이 가려져 있어 본의 아니게 역주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밤에는 더 보이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16일 군포시 산본로의 이면도로. 우회전 진입금지를 알리는 노면 표시가 불법 주차된 차량에 가려져 있다. 오민주기자

같은 날 군포시 산본로의 이면도로도 마찬가지. 우회전으로 진입하면 안 된다는 노면 표시가 오른쪽으로 치우쳐져 있어, 불법주차된 차들로 가려진 상태였다. 더욱이 진입 금지를 알리는 표지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지역 일방통행 도로에 노면 표시나 안전 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운전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서울시청역 참사에 이어 역주행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교통시설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역주행 교통사고는 총 1천457건이다. 연도별로 2019년 232건, 2020년 279건, 2021년 342건, 2022년 299건, 2023년 305건이다. 이 사고로 66명이 사망했고, 2천36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일방통행 도로는 좁은 골목길 등 원활한 통행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구간에 설치된다. 일방통행 시작과 종료 구간에는 진입금지 표지판과 노면 표시가 필수로 설치돼야 하지만 미흡한 구간이 많아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상황이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일방통행은 차량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경우가 많아 치명률이 일반 교통사고보다 훨씬 높다”며 “운전자들의 혼동을 줄이기 위한 교통안전시설물 점검을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입금지를 나타내는 노면표시를 원색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도 가시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일방통행 교통안전시설이 미흡한 구간을 발굴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며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자체에 협조를 구해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교차로 인근에서 차 한 대가 역주행해 보행자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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