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처리 마감에도 전공의 '무응답'…국회서도 공방
[EBS 뉴스]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 시한이 어제로 끝났지만, 향후 거취에 대해 밝힌 전공의는 소수에 그쳤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의료 공백 사태에, 국회에선 정부 당국을 향한 질타가 이어졌는데요.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병원 떠난 '미복귀' 전공의
전국 211개 병원 1만 2천여 명
수련병원들 전공의들에
"사직·복귀 여부 알려달라"
어제 사직 처리 마감 기한
"응답한 전공의 극소수"
하반기 전공의 모집 앞두고
수련병원들도 '막막'
국회선 정부 대응 놓고
"원칙도, 대책도 없어" 질타
끝이 보이지 않는 의료 공백,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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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전공의 사직 처리와 관련해 취재기자와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송성환 기자, 전해드린대로 수련병원들이 어제까지 전공의들에 복귀나 사직 여부를 회신해달라고 했죠.
복귀 현황은 어떻습니까.
송성환 기자
네, 미복귀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 시한은 어제까지였습니다.
수련병원은 결원을 확정하고 내일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해야 하는데요.
병원을 떠난 전공의 대부분은 수련병원의 복귀 회신 요청에 무응답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른바 빅5라고 불리는 서울의 대형 병원들에서도 복귀한 전공의는 한 자릿수로 확인되고 있는데, 구체적인 숫자를 밝힌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전공의 약 520명 중 7명, 고려대안암병원은 전공의 약 580명 중 1명만 복귀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어제 정오를 기준으로 전체 211곳 수련병원 전공의 1만 3천7백여 명 가운데 1,155명만 출근했는데요.
비율로는 8.4%의 출근율을 보였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출근자에 비해 44명 늘어난 수준에 불과합니다.
사실상 전공의 1만 2천여 명이 병원의 통보에도 응답하지 않은 채, 현재 사직 처리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 된 겁니다.
서현아 앵커
수련병원들은 이렇게 회신요청에 응답하지 않을 경우, 자동 사직 처리하겠단 방침이었습니다.
실제 사직 처리는 이뤄지고 있습니까.
송성환 기자
병원마다 사정이 약간씩 다르지만, 일괄적인 사직 처리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괄사직 처리를 두고 내부적으로 이견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번에 일괄사직 처리를 할 경우 전공의와 수련병원의 관계가 영영 끊겨버리는, 일종의 강을 건너는 셈이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오는 9월 하반기 전공의 충원을 더 걱정하는 분위기도 전해집니다.
전공의들을 사직 처리하고 하반기 충원 인원을 확정하더라도 수도권병원 쏠림 현상 등으로 지역 수련병원에 지원하는 전공의 수가 극히 적을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비수도권 지역의 수련병원은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역 전공의의 다른 지역 지원을 제한하는 일종의 '권역 제한'을 건의했지만,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는데요.
수련병원들의 협의체인 대한수련병원협의회에서도 응답하지 않은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일괄적으로 수리할지를 두고 논의했지만 협의회 차원의 지침 등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결국 수련병원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인데, 말씀드린 것처럼 기존 입장대로 일괄사직은 유보하는 분위기입니다.
대전성모병원 등이 일괄사직 방침을 밝혔고, 일부 병원에서도 다른 의료기관 취업을 위해 사직을 강력하게 희망하는 경우 사직을 처리하고 있지만 소수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서현아 앵커
정부도 어제까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선 일괄사직이 원칙이라는 입장이었는데요.
공식적으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송성환 기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오늘 국회 업무보고에 출석했는데요.
정확한 집계 결과는 내일 받기로 했다면서도,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는 많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전공의들이 다섯 달 가까이 돌아오지 않는 사태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질타했는데요.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이 모두 효과가 없었는데, 이를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관련 질의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남인순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
"전공의 복귀와 관련해서 얘기하실 수 있는 건 다하셨는데 전혀 반응이 없거든요. 어떻게 하실 거에요? 책임지는 사람이 없으니까 정부가 내놓는 해법에 대해서 전혀 반응을 안 하고 있는 거잖아요."
인터뷰: 박희승 국회의원 / 더불어민주당
"정부의 원칙 없는 행정처분 방침이 더 큰 갈등과 혼란을 야기한 점. 인정하십니까, 장관님?"
인터뷰: 조규홍 장관 / 보건복지부
"네, 의료계 현장의 얘기를 듣고 불가피하게 제가 결정을 한 것입니다. 그것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감내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의원들은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묻기도 했는데요.
조 장관은 이에 대해 다른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미안함과 그동안 경험했던 과중한 업무 부담 등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는 답변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앞서 비수도권 수련병원들은 일괄사직 처리가 되더라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수도권 집중이 심화될 수 있다, 지역은 구인난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는데요.
관련 질의도 나왔습니까.
송성환 기자
그렇습니다.
전공의 모집은 일반적으로 대부분 상반기에 이뤄지고요.
하반기에는 이른바 '내외산소'로 불리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과목에만 한정하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에는 결원이 생긴 모든 과목을 대상으로 모집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전공의 92%가 사실상 결원 상태인 상황에서, 정부 방침대로라면 전국 대부분 수련병원, 대부분 과목에서 채용이 이뤄지는 셈인데요.
이 때문에 의사들의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 그리고 인기과로 전공의가 쏠릴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겁니다.
물론 현재로선 미복귀 전공의들이 하반기 모집 자체에 응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에 이 같은 수도권, 인기과 쏠림 우려가 현실화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할 대책을 묻는 질의에 정부는 면밀하게 살펴보겠다, 이번 복귀·사직 결과를 보고 전공의들을 더 설득하고 전공의들이 관심을 갖는 가시적인 정책을 발표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전공의 사직이 사회적으로 논란이지만 전문이 이탈도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송성환 기자
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공개한 자료인데요.
한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40개 의과대학 소속 병원 88곳에서 사직서를 낸 전문의는 1천451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숫자는 의과대학 소속 병원 전문의 1만 7천여 명의 8.4%에 해당하는 수치인데요.
사직서를 제출한 전문의 가운데 255명은 사직서가 수리됐습니다.
최초 조사 시점인 지난 5월 2일과 비교해서 사직서를 제출한 전문의는 15% 증가했고, 사직서가 수리된 인원도 2.3배가 됐습니다.
현재 전공의들이 이탈하면서 의료 공백 사태가 우려되는 것도 지금 의료 체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도하면서, 한편으로는 전문의 중심으로 대학병원의 구조를 바꾸겠다, 이런 방침을 세웠는데요.
전문의들마저 이탈 조짐을 보이면서, 의료 공백 사태가 더 심각해질 우려가 나오는 겁니다.
특히 필수의료과의 이탈이 많았는데요.
국립중앙의료원의 경우 사직 전문의 14명 가운데 11명이, 국립암센터는 사직전문의 10명 중 7명이 필수의료과 전문의였습니다.
자료를 낸 한지아 의원은 이 같은 필수의료 분야의 전문의 사직 비율과 사직 사유를 복지부가 전혀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관련 질의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한지아 국회의원 / 국민의힘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면 이로 인한 (전문의) 사직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인터뷰: 조규홍 장관 / 보건복지부
"전문의 분들은 업무 부담이 좀 큰 것 같은데 그것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저희가 지금 추진하고 있고요. 전공의 분들이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해서 업무 부담을 완화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결국 정부의 대책들은 대부분 전공의 복귀를 전제로 놓고 나오고 있는데요.
전공의들은 여전히 꿈쩍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마땅한 출구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복귀나 사직 의사를 밝힌 전공의 규모는 내일쯤 나올 것 같은데요.
관련 상황 지켜봐야겠습니다.
송성환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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