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주간정치] 비방전 치닫는 국힘 전당대회…후폭풍 어쩌나
[KBS 대구] 한 주간 지역 정치권 소식 전하는 주간정치 순서입니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주, 대구경북 당원을 대상으로 한 합동연설회가 열렸는데요,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은 하나같이,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이야말로 위기의 국민의힘을 구할 보루라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3천 석 규모 홀이 가득 찬 대구경북 합동연설회, 후반부로 접어들며 과열되고 있는 전당대회 분위기를 드러내듯 후보 간, 지지자들 간 신경전이 치열했습니다.
전날 토론회에서 한동훈, 원희룡 후보가 당 선관위로부터 거친 비방전으로 '주의·시정 명령'을 받은 직후여서 긴장감은 더 컸는데요.
이를 의식한 듯 두 후보는 직접적인 공격 대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나란히 소환하며 보수 정서를 파고들었습니다.
한 후보는 총선 전 박 전 대통령을 달성 사저에서 만났을 때 자신을 격려해줬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자신에게 각인된 '박근혜 탄핵 수사 검사'라는 주홍글씨를 희석시키고, 치열한 선거를 치러냈다는 공통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혔습니다.
[한동훈/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지난 12일 : "제가 총선 기간 동안에 박근혜 전 대통령님을 찾아뵀습니다. 저는 감동했습니다. 너무 따뜻하게 맞아주셨고요. 저에게 과거에 어떻게 손에 붕대를 감았는지 손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목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차 안에서 어떻게 김밥으로 영양보충 해야 하는지를 자상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반면, 원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당시 김무성 당 대표와 충돌 끝에 탄핵에까지 이르렀던 점을 꺼내 들었습니다.
한 후보와 용산과의 불화설을 자극함으로써 다시 대통령 탄핵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노렸다는 해석입니다.
[원희룡/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지난 12일 : "박근혜 대통령과 당 대표가 충돌하다 탄핵으로 우리 모두 망해봤지 않습니까 여러분. 또 당해서는 안 됩니다. 무도한 야당의 탄핵열차에 그게 특검이 됐든, 법안이 됐든, 우리가 만든 대통령, 우리가 등 떠밀어선 안 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
나경원 후보는 이렇게 대척점에 선 한-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고, 윤상현 후보는 대구경북 신공항, 행정통합 등 현안 해결을 약속했습니다.
[나경원/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지난 12일 : "자기 살자고 당무개입이니 국정농단이니 이런 금기어를 함부로 쓰는 분들이 있습니다. 여러분, 큰일 납니다. 여러분, 그게 당무개입입니까? 용산에 맹종하는 후보 절대 안 됩니다. 저 나경원, 쓴소리 제대로 하겠습니다."]
[윤상현/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지난 12일 : "은혜를 바로 모래에 새겼습니다. 정말로 TK 지역의 예산이나 인사나 사업에서 너무나도 홀대를 했습니다. 여러분들의 자존심을 너무나도 꺾어놨습니다. 저 윤상현이, 의성의 아들로서 여러분들의 자존심을 반드시 살리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을 이 당의 주인이 되는, 당원혁명 보수혁명으로 반드시 자존심을 살려놓겠습니다."]
대구 합동연설회 이후로도 전당대회 과열 분위기는 더 심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선 청중 가운데 한 명이 한 후보를 향해 "배신자"라고 소리치며 의자를 집어 던지려 하는가 하면 지지자들끼리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신경전이 물리적 충돌로 이어진 건 이번 전당대회 들어 처음입니다.
같은 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동훈 후보에 대한 협박 글이 게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국민의힘은 당초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총선 참패를 극복하고 비대위 체제에서 전환해 당을 수습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후보 간 공방이 격화되고 지지자 사이 충돌까지 발생하면서 전당대회가 아닌 분당대회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누가 새 지도부로 뽑히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간정치였습니다.
촬영기자:박병규/그래픽:인푸름
이하늬 기자 (hanu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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