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시, 과도한 법적 책임 우려… 기업 면책 규정 둬야” [2024 세계증권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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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개된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의 지속가능성 공시 초안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에 나선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은 바람직한 밸류업을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에서 기업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면책 규정(Safe Harbor)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부회장은 "사업보고서는 법정공시로서, 기업은 사업보고서 등에 담긴 예측정보가 거짓말일 경우 손해배상책임은 물론 과징금, 형사처벌의 우려가 있다"라며 "ESG 공시는 거래소 공시로 하되, 예측정보 공시에 대한 기업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면책규정 도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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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탠더드 부재 탓 위험부담 커
사업보고서에 통합 공시 신중 기해야
무리한 규제보단 투자자 정보 효용성↑
명확한 기준 세우고 모범사례 선정을
그는 “ESG 항목을 사업보고서에 통합 공시하는 방안은 시기 측면에서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연도 종료 후 관련 사업보고서를 공시하기까지 3개월 동안 환경 데이터 수집과 외부기관 검증까지 마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시간 부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대부분 6월부터 공시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뢰성 높은 환경정보와 예측정보를 공시하려면 8월 이후 별도로 제출하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정 부회장은 더불어 예측정보를 사업보고서에 포함했다가 불거질 수 있는 과도한 법적 책임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이날 토론에선 궁극적으로 밸류업을 통해 주식 장기투자 문화로 패러다임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현상균 디에스자산운용 전무는 ‘투자자 관점에서 보는 밸류업’을 주제로 토론에 나서 지배구조(Governance) 개선을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현실화한다면 단기투자 중심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 전무는 “투자자 입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투자 수익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현재 펀더멘털(경제기초) 측면으로 봤을 때는 글로벌 기술 경쟁력이나 자본 축적도 어느 정도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훌륭한 기업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라며 “그런데도 한국 기업의 주가를 보면 해외 주식시장 대비로 낮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과 투자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한국 증시 수익률이 채권 투자보다 높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탓에 위험 대비까지 감안하면 주식 투자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게 현재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기관·외국인 투자자, 자산운용사 등의 금융시장 역할 확대를 통해 장기 투자자의 시장 조성 기능을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밸류업 공시 부담과 우려를 감안해 기업 규모나 산업별로 기업의 실무상 어려움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도 부연했다.
정지헌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본부장보는 이 자리에서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향후 우리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경제 회복의 계기가 필요한데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안착돼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되찾는 해법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9월, 3분기 발표를 목표로 밸류업 지수를 열심히 개발하고 있다”며 “이미 가치가 우수한 기업은 물론이고 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도 편입되도록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타지수 대비 (밸류업 지수가) 양호한 성적을 나타내야 기관투자자의 활용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올해, 나아가 내년 초까지 기준을 만들어 밸류업이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영·이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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