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등교 안전점검 실효성 수면 위

이태희 기자 2024. 7. 16.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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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등교 침하와 관련, 지역 교량 안전점검에 대한 실효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유등교는 지난 수년간 진행됐던 점검에서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폭우로 인해 상부 슬래브 일부가 침하되는 사고로 귀결되면서다.

이같은 사고에 대전시는 유등교에 대한 긴급 점검을 진행, 교각 손상이 심해 안전진단 E등급(불량) 수준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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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등교 침하 후 B등급→E등급…하부 세굴 침하 원인 추정
정밀점검 실효성 논란 대두…점검체계, 총점 기준 등급 평가
기후 변화에 점검 개편 목소리도…"세굴도 점검 과정서 파악해야"
대전일보DB

대전 유등교 침하와 관련, 지역 교량 안전점검에 대한 실효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유등교는 지난 수년간 진행됐던 점검에서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폭우로 인해 상부 슬래브 일부가 침하되는 사고로 귀결되면서다.

이같은 사고에 대전시는 유등교에 대한 긴급 점검을 진행, 교각 손상이 심해 안전진단 E등급(불량) 수준으로 파악했다. E등급은 안전 등급 중 가장 낮은 수치로, 결함으로 인해 시설물 안전에 위험이 있어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개축을 해야 하는 상태를 뜻한다.

시는 폭우로 인해 유등교 상판 하류측 구교 40㎝, 상류측 신교 20㎝가 침하된 것으로 분석했다. 상판 침하 원인은 호우로 인해 교각 하구 세굴(강물 등에 의해 패이는 현상)로 추정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도 마찬가지로 유등교 침하를 이례적인 극한호우로 인한 사고로 보고 있다.

문제는 그간 유등교에 대한 모든 점검에서 시가 이상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시는 유등교와 같은 2종 시설물의 경우 3단계에 나눠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나눠 진행하는 정기안전점검과 2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정밀안전점검 등이 있으며, 정밀점검에서 중대한 결함 등이 발견될 경우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한다.

유등교는 지난 2000년부터 41회에 걸쳐 정기점검을 진행했으나 보통과 양호 등급을 유지했다. 정밀점검도 10회 진행했지만 B·C등급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검 등급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행 점검체계는 총점 기준으로 등급을 평가하며, 이 가운데 '기초(공사)' 분야 배점이 가장 높다. 이처럼 기초 분야에서의 높은 점수로 B등급 판정에도 불구, 세굴로 교량이 침하됐다는 게 의문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안전점검 체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점검 업체 선정은 지자체 등 관리 주체가 입찰 등으로 점검시행업체를 선정하는데, 관리 주체의 압력에 의해 등급이 상향될 우려도 있다는 얘기다.

지역의 한 건설업 전문가는 "아파트는 평가 시 주민들의 감시로 비교적 꼼꼼하게 진행되는 반면, 교량 등은 감시 주체가 적어 지자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점검 시 육안 평가가 많아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후 변화로 향후 국지성 호우가 많이 올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와 정부가 점검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병국 한국기술사회 대전·세종·충남지회장은 "정기점검이나 정밀점검에서 물속 세굴까지 파악하는 경우는 드물다"라며 "하지만 그동안 잦은 폭우로 침식이 누적됐고, 올해 임계점을 넘어 주저앉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점검 과정서 교각 밑 세굴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교각 주변에 세굴방지공을 넣어 보호하는 것도 예방책 중 하나"라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우선 3대 하천 교량에 대해 세굴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경찰청과 대전자치경찰위원회는 16일 유등교 침하를 발견하고 경찰에 최초 신고한 김기호(44) 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김 씨는 지난 10일 출근하던 중 교량 중간지점이 내려앉은 것을 확인, 112에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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