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을 대하는 3인의 시선…대안공간 ‘공간 힘’ 첫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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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의 소재가 늘 밝고 아름다울 수는 없다.
나의 비극, 나아가 타인이나 공동체의 비극이 소재가 되는 경우도 많다.
이번 전시에는 작업의 소재로 현실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세 명의 작가가 나섰다.
전시를 기획한 강주영 큐레이터는 "전시 제목에 있는 '슬픔'은 비극을 다루는 작업 과정에서의 고민을 의미하며, 이 같은 고민을 거쳐 전시장에 도달한 비극적 이미지는 더 이상 비극이 아니라 자랑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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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의 소재가 늘 밝고 아름다울 수는 없다. 나의 비극, 나아가 타인이나 공동체의 비극이 소재가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비극적 이미지를 전시장에 불러오는 과정에서 매개자 역할을 하는 작가는 어떤 고민을 할까. 이 같은 궁금증에서 시작한 전시가 있다. 대안 전시공간인 공간 힘이 오는 28일까지 여는 올해 첫 기획전 ‘당신의 슬픔은 아직 자랑이 될 수 있다’이다.
이번 전시에는 작업의 소재로 현실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세 명의 작가가 나섰다. 전시는 이들이 비극에서 비롯된 동시대 이미지를 전시장에서 재현하는 방식을 따라가며 이미지가 전시장에 도달하는 과정을 들여다본다.
노예주 작가는 자신이 보거나 경험한 장면을 캔버스에 담아왔다. 동물권 운동에서 시작한 그의 활동은 여성 이주민 장애인 운동으로 확장되는데, 사진으로 남은 현장의 모습은 작가의 손을 거쳐 회화로 거듭난다. 실제 현장을 다루지만 그의 작품은 사진과는 결이 다르다.
도계장이라고 하면 으레 죽어가는 닭이 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노예주 작가 작품 속 도계장에선 닭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닭이 없는 도계장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살벌함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안지환 작가의 영상은 20여 년 전 미군 재배치로 삶의 터전을 떠나게 된 지역 주민의 농성 현장, 부산 APEC 반대 시위 등을 다룬다.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면 뉴스와 다를 바가 없지만 작가는 화자의 독백형식을 동원, 다큐와 픽션을 혼합해 제시한다.
휘휘 작가는 고향 제주를 사진으로 담았다. 작품 속 제주는 우리가 흔히 아는 관광지로서의 제주가 아니라 삶의 터전의 모습이다. 사진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는 그릇이라는 점에서 객관적이지만 촬영자 일인칭 시점인 것을 감안하면 지극히 주관적이다.
전시를 기획한 강주영 큐레이터는 “전시 제목에 있는 ‘슬픔’은 비극을 다루는 작업 과정에서의 고민을 의미하며, 이 같은 고민을 거쳐 전시장에 도달한 비극적 이미지는 더 이상 비극이 아니라 자랑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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