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효과’ 꿈틀대는 증시·가상화폐
- 국내 증시도 방산주 중심 상승
- 증권가 “美우선주의 참고해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으로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업계도 시장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트럼프 관련 자산이 강세를 보이는 ‘트럼프 트레이드(Trump trade)’가 힘을 받는 가운데 암호화폐 사업에 우호적인 이미지는 피습 이후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 올리기도 했다.
▮월가는 트럼프 승리에 베팅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 이후 열린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3% 오른 4만211.7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28% 오른 5631.22, 나스닥종합지수도 0.40% 오른 1만8472.57에 장을 마쳤다. 친기업 성향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세론에 탄력이 붙으면서 미국 자본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재집권이 유력하다고 판단한 시장은 ‘트럼프 관련주’ 강세로 이어졌다. 그가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의 모기업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DJT)의 주가는 전장 대비 31% 급등했다. 이날 테슬라도 2% 가까이 올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CEO)는 트럼프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그의 공약을 바탕으로 마켓워치는 금융주, 전통적 에너지, 헬스케어 섹터 등을 유망한 종목으로 꼽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원자력이나 화석연료 등 저렴한 에너지를 재도입하겠다고 공언했고, 이전 집권 때에도 금융 기관 규제 완화와 의료보험 확대 정책 폐기를 시도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소형주들이 잠재적인 수혜주가 될 것이라면서 “관세 인상과 세금 감면, 규제 완화는 중소형주를 포함한 내수주에 탄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은 재정정책 완화와 보호주의 강화 속 달러 강세 및 국채 수익률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한다. JP모건은 “트럼프가 더 높은 관세와 더 강경한 이민정책을 약속한 만큼 인플레이션 심화와 달러 강세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재집권이 장기적으로도 증시에 상승 동력이 될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트럼프가 공약대로 10%의 보편적 관세를 도입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팔라지고 이는 고금리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상화폐 대통령’ 비트코인 반응
트럼프 전 대통령 총기 피습 이후 가장 먼저 반응한 건 비트코인이었다. 이날 비트코인 1개 가격은 전날보다 3.94% 오른 6만173달러(약 8285만 원)에 거래됐다. 총격 사건 이후 상승세를 이어온 비트코인은 16일 6만5000달러를 터치하고 오후 5시 현재 6만3000달러선을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테마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암호화폐 산업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스스로 ‘가상화폐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가상화폐 산업에 긍정적인 발언을 이어왔다.
▮국내서도 ‘트럼프 트레이드’
국내 증시에서도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방위비 증액을 주장하는 그의 정책이 국내 방산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방산주가 강세를 보였다. 지난 15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4.54%, LIG넥스원이 13.35%, 현대로템은 7.51% 상승한데 이어 이튿날인 16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KB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의 전략은 ‘미국 우선주의’에 기초한다”며 그의 전략은 ▷제조업 리쇼어링(본국회귀) ▷국방 원조 축소 ▷금융 규제 완화 등으로 나타날 것으로 봤다.
미국 외 국가의 방위비 증액과 관련해선 “트럼프는 러-우 전쟁의 종전을 원하며, NATO에 대한 지원을 축소할 것을 주장한다”면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종전=방산주 하락’이라는 논리와는 다르게, ‘NATO 지원 축소’로 인해 유럽 국가들의 자체적인 방어 시스템 구축을 위한 방위비 증액을 기대할 수 있는 변화”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