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건보공단·심평원 수장들, 증원 의대 교육 '우려' 표명
정기석 "실습생이 너무 과다해지면 과거 실습환경과 달라질 수도"
강중구 "외과는 거의 1:1 수준 교육 필요…기초의학 교수 부족 걱정"
2025학년도 의대 증원에 따른 의·정 갈등이 다섯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의사 출신'인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이사장과 강중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원장이 증원된 의대 교육에 일부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정 이사장은 과거 심평원장을 지낸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의료계의 큰 어른으로서 의대 정원 1500명 또는 2천 명 확대가 의학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소신을 밝혀 달라'고 요청하자 "큰 틀에서는 국민들이 불편해하시는 중환자·응급환자·소아환자 진료를 위해 의사 숫자가 늘어나야 된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현 정부가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의대정원 증원에 기본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임을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그를 위해서는 다면적인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실제로 지금 정부에서는 다각도로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정 이사장은 또 "오랫동안 의료계에 종사했던 한 사람으로서 속히 이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당초 정부안대로) 2천 명을 증원하게 되면 현재 3천여 명에 비해 66%, 또 (최종 확정된) 1500여 명이라 해도 50%가 증가하게 되는데 (향후) 의학교육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실 수 있나"라고 재차 질의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본과 1·2학년 과목은 강의식이기 때문에 숫자가 많더라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면서도, 도제식 교육을 위한 교수 인력 및 시설·장비 등의 확충이 필요한 실습은 경우가 다르다고 언급했다.
같은 맥락에서 정 이사장은 의대 증원이 배로 급증한 충북대를 예로 들어 "(충북대병원에서) 제대로 된 실습과 수련이 될지 참 의문"이라고 밝힌 김 의원의 지적에 공감했다.
그는 "의원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환자가 한 700~800명 있는 (대학)병원에 실습생이 너무 과다해지면 과거의 실습 환경과 그때(증원 이후) 환경이 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여러 가지로 보완 조치를 하면 (실습 질의 담보가) 가능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필수의료'로 분류되는 외과의였던 강중구 원장은 앞서 많은 의대 교수들이 내놓은 입장과 비슷하게 '기초의학 분야 교수 부족'을 특히 걱정했다.
강 원장은 "의과대학에서 실습하는 해부학이라든지 조직학, 병리학, 약리학 등은 상당히 (밀도 높은) 교육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해야 될 거라고 생각이 된다. 특히나 기초(의)학 교수들이 부족해서 저는 이 부분이 제일 많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가 개인적으로 외과를 했기 때문에 (경험상 아는 부분인데) 외과는 집중적으로 거의 일대일(1:1) 수준의 교육을 시켜야 된다"며 "그런 과들은 고민을 많이 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김현아 부회장도 지난 5월 말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지금 대폭 증원이 일어난 지방대학들은 인구 규모가 작은 지역"이라며 "학생들을 이렇게 많이 가르치려면 임상 실습을 위해 대학병원을 (그만큼) 증설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김 부회장은 "시체 해부(실습)도 가상(VR)으로 해야 할 판"이라고 했다.
한편, 김 의원은 "저는 국회의원으로서, 의사로서도 의사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하면서도, 의대 증원이 야기한 의료공백이 5개월이 돼가는 지금도 정부가 대규모 증원을 결정한 '명확한 근거'는 듣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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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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