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구하라 금고털이범’ 몽타주 그린 형사 “특징 찾으려 이틀간 CCTV 봐”
가수 고(故) 구하라씨 금고 도난 사건 용의자의 몽타주를 그린 전직 형사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했다.
정창길 몽타주 전문 수사관은 15일 공개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예고편에서, 구씨 금고 도난 사건 용의자를 두고 “키 175㎝ 전후, 관절 놀림을 봤을 때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추정됐다”고 했다.
정 수사관이 그린 몽타주를 보면, 용의자는 갸름한 얼굴형에 오뚝한 코를 가졌다. 이 몽타주는 지난달 2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처음 공개됐으며, 구씨 자택 베란다쪽 방범카메라 영상의 화질을 개선한 자료를 토대로 그려졌다. 당시 정 수사관은 “턱이 길고 광대뼈가 조금 돌출됐다”고 했다.
정 수사관은 구씨 사건 용의자 얼굴이 상당 부분 가려져 있어 몽타주를 그려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정 수사관은 “(용의자가) 마스크, 비니를 써서 이틀 정도는 계속 방범카메라를 보며 특징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용의자에 대한 또 다른 특징에 대해서도 언급하기도 했는데, 예고편이기 때문에 공개되지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오는 17일 방송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정 수사관은 영주 택시 기사 살인 사건과, 서울 방화동 살인 청부 사건 등 국내 굵직한 사건 용의자의 몽타주를 그려왔다. 정 수사관은 “(몽타주를 합치면) 한 400편 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2011년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 수사관은 미대 출신으로 1992년부터 15년 넘게 강력계 등에서 활약했다. 이후 2007년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 ‘몽타주 수사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정 수사관은 “몽타주는 다른 사람의 기억을 통해 그려내야 하기 때문에 간단치만은 않다”며 피해자의 진술에 의존할 때 이 같은 수사 기법이 빛을 발한다고 했다.
한편 구씨 금고 도난 사건은 최근 BBC의 버닝썬 게이트 다큐멘터리를 통해 구씨가 ‘버닝썬 게이트’와 연루된 고위 경찰의 정체를 폭로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재조명됐다.
용의자는 2020년 1월 14일 자정 무렵 구씨 자택에 침입해 구씨 휴대전화가 보관된 개인금고를 훔쳐 달아났다. 당시는 구씨가 2019년 11월 24일 스물여덟의 나이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뒤, 49재를 치르고 불과 이틀이 지났을 시점이다. 용의자는 유족이 구씨 유품 일부를 정리해 집을 비운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나타났다.
용의자가 휴대전화가 보관된 금고 외에 다른 고가품은 건드리지 않았던 점, 자택 내부 구조를 잘 아는 듯 능숙하게 행동하는 듯한 모습으로 보였던 점 등 때문에 일각에선 도난 사건이 버닝썬 게이트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금고 속 휴대전화에 버닝썬 게이트의 결정적 증거 등이 담겨 제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구씨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는 “휴대전화가 버닝썬과의 연관성 문제가 있다 없다를 제가 단정적으로 얘기 드리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면서도 “하지만 금고 사건을 되짚어 볼 필요는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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