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압도했던 김판곤 감독, 말레이시아 대표팀 자진 사퇴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김판곤(55) 감독이 2년 반만에 말레이시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계약 기간이 남았음에도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말레이시아 축구협회는 16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김판곤 감독의 자진 사퇴 기자회견 영상을 올렸다.

김판곤 감독. ⓒ스포츠코리아

영상 속 김판곤 감독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라며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김판곤 감독은 지난 2022년 1월 말레이시아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2022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전기 컵 4강에 오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며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본선에서도 '조국' 대한민국을 상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대한민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3-3 무승부를 만들었다.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김판곤 감독의 지도력은 빛났던 대회였다.

순항하던 김판곤호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D그룹에서 3승1무2패(승점 10점), 3위의 성적으로 최종 예선 진출에 실패했다. 말레이시아의 전력을 감안할 때, 3위도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이런 상황에서 돌연 김판곤 감독이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다툭 위라 모드 유소프 하지 마하디 말레이시아 축구협회 부회장은 "김판곤 감독은 협회 수뇌부들을 만나 계약을 단축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 후 몇 차례 더 회의가 이어졌고 우리는 그를 설득하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우리는 그의 결정을 존중하고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있음에도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라고 전했다.

김판곤 감독. ⓒ스포츠코리아

김판곤 감독은 "2022년 2월 부임 이후 2년 반 동안 말레이시아 국민들은 내 인생에서 아주 특별하고 멋진 여정을 선물해 줬다"며 "말레이시아가 2회 연속 아시안컵 본선 진출이라는 다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계속 응원하고 격려해 주길 바란다. 어디를 가든 항상 말레이시아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고,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작별 인사를 남겼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