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근의 족집게로 문화집기] `사이버 렉카` 유튜버 대란
먹방 유튜버 쯔양이 당한 일 때문에 큰 파장이 번지고 있다. 구독자가 1000만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활발히 활동했던 그녀가 무려 4년 간이나 지속적으로 폭행당했다는 게 알려져 충격을 줬는데, 그후 일부 이슈 유튜버들에게 협박까지 당했다고 해서 또 다시 놀라움을 안겼다.
쯔양이 전 남자친구의 협박과 강요로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수입은 전 남자친구에게 갈취당한 적이 있는데, 유튜버들이 그런 내용 등을 폭로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하거나 일부는 실제로 돈을 챙기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쯔양 측에선 몇몇 유튜버를 고소했고, 일부 유튜버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진실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그것과 별개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른바 '사이버렉카'라고 불리는 이슈 폭로 유튜버들의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제기됐다. 쯔양 사건이 아니었어도 언제든 터질 일이었다고 느껴질 정도로 사이버렉카 유튜버의 문제가 심각했다.
교통사고가 나면 긴급히 렉카라는 견인차가 현장으로 출동한다. 일부 유튜버들이 이슈가 터졌을 때 앞뒤 안 가리고 무조건 영상부터 터뜨린다고 해서 렉카라고 불리게 됐다. 사고현장에 긴급히 출동하는 렉카처럼 최대한 빨리 움직인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선 이른바 '찌라시'라고 하는 정보지 등 정체불명의 정보들이 유통된다. 어떤 분쟁의 당사자가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또는 어떤 누리꾼이 뭔가를 증언한다면서 제보를 하기도 한다. 그런 일이 있을 경우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최소한의 사실 확인이나 해당 정보의 개연성 등을 따져보는 과정을 거친 후에 보도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속도가 느리고 신중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사이버렉카는 그런 정보, 주장 등을 곧바로 터뜨린다. 아주 자극적인 제목을 달거나 또는 내용을 최대한 자극적인 구도로 꾸미기도 한다. 보통 제보를 받거나 누군가의 말을 전하는 것이라면서 방송하는데, 나중에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게 드러나도 "나는 제보를 전했을 뿐이다", "나는 주장을 전했을 뿐이다" 이런 식으로 자기정당화를 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꼭 속보경쟁을 하지 않더라도 이슈에 대해 폭로하는 유튜버들을 포괄적으로 사이버렉카라고 부르게 됐다. 이들은 대중의 공분에 편승해 공분 대상자의 신상을 폭로하기도 하고, 유명인의 치부를 들추기도 한다. 그렇게 막대한 조회수를 올리면서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좋은 사건을 들출 때가 많기 때문에 '타인의 불행을 팔아 돈을 번다'는 말도 생겨났다.
이게 심각한 문제인 건 이런 식의 폭로에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님 말고' 식으로 던진 돌에 유명인은 치명적 피해를 당할 수 있다. 설사 맞는 정보라고 해도 문제다. 그 경우 사적 제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들의 생리를 잘 알았던 쯔양의 전 남자친구가, 쯔양이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자 쯔양의 과거를 과장된 스토리로 꾸며 이슈 폭로 유튜버들에게 전했다고 한다. 유튜버들을 활용해 쯔양에게 앙갚음 또는 압박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일에까지 폭로 유튜버들이 이용될 수 있는 것이다.
과거 영탁에 대해서도 분쟁 상대방이 유튜버를 통해 일방적인 주장을 제기해 영탁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힌 적이 있다. 이렇게 유튜버들이 부당한 가해 행위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런 유튜버들의 구독자 수가 늘어나면서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권력이 돼간다. 이번 쯔양 관련 사건에선 그들이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공모했다는 의혹까지 터졌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그런 유튜버들이 연계해서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면 더 공포가 커질 것이다.
심지어 이번 사건에선 그런 유튜버들이 폭로로 수익을 챙기는 것으로도 모자라 폭로 상대방에게 협박하며 돈을 직접 뜯어내려고 했다는 의혹까지 터졌다. 엄정히 수사해서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야 할 일이다.
언론은 현대 사회에서 큰 권력이고 그래서 우리 사회는 언론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시스템을 발전시켜왔다. 그런데 유튜브 같은 뉴미디어는 언론 이상의 영향력을 갖게 됐는데도 사회의 감시 견제 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나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다. 국가가 진지하게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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