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에서 벗어나야 소비자 눈길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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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속도로 바람을 가르고 달리는 차.
일반적으로 차량 광고라고 하면 이런 장면을 떠올리곤 한다.
스펄링 CCO는 "일반적으로 럭셔리 자동차 광고는 사람이 편안한 자세로 앉아있는 장면, 어떤 종류의 럭셔리를 추구하는지 설명하는 내레이션 등을 넣는데 이는 너무 조용하고 차갑다"며 "이런 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촬영법과 감각적인 음악으로 제네시스만의 스타일과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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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장면 배제한 '역발상'
럭셔리카 정체성 부각
"파격으로 브랜드 이미지 개선"
빠른 속도로 바람을 가르고 달리는 차. 일반적으로 차량 광고라고 하면 이런 장면을 떠올리곤 한다. 지난해 이노션 미국법인이 제작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광고는 달랐다. 차량 주행 장면은 하나도 없다. 그 대신 휴대폰 등 전자기기에 주로 쓰는 초밀접 ‘버그 아이’ 촬영 기법으로 시트, 그릴, 크리스털 스피어 변속기 등을 확대해서 보여줬다. ‘우아함은 디테일에 있다(LUXE IS IN THE DETAILS)’는 제목처럼 제네시스만이 가진 럭셔리함과 기술을 부각하기 위해서였다. 이 광고는 지난해 9월 미국 유력 광고플랫폼 애드포럼이 선정한 ‘이달의 베스트 광고’에서 자동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광고 제작을 이끈 건 제이슨 스펄링 이노션 미국법인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사진)다. 25년간 애플, 메타, 틱톡, 아마존, 픽사 등 주요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을 총괄한 글로벌 광고계의 거물이다. 직전에 메타 리얼리티랩스에서 글로벌 제작 전문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3월 이노션 미국법인에 합류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그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사회는 ‘브랜드 비호감의 시대’이고 광고는 ‘스킵하고(건너뛰고) 싶고 불편한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소위 ‘모범적인 방식’에 얽매이지만 않는다면 브랜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스펄링 CCO가 세계 광고계에 이름을 알린 건 2005년 선보인 ‘맥 vs PC’ 광고를 통해서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징하는 중년 남성이 “이번엔 윈도95 문제를 해결했어” “이번엔 윈도98을 업그레이드했어” 등 쉴 새 없이 말하자 애플을 상징하는 남자가 빤히 쳐다본다. 그리고 마지막에 맥이 등장한다. 단순하면서도 재치 있게 ‘경쟁사보다 맥이 낫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비교광고로 미국 최대 광고·마케팅 전문지 애드에이지의 ‘세기의 캠페인 톱15’에 올랐다.
신선한 연출과 기법으로 명성을 얻은 그는 제네시스 광고도 그런 점에서 ‘틀을 깼다’고 했다. 스펄링 CCO는 “일반적으로 럭셔리 자동차 광고는 사람이 편안한 자세로 앉아있는 장면, 어떤 종류의 럭셔리를 추구하는지 설명하는 내레이션 등을 넣는데 이는 너무 조용하고 차갑다”며 “이런 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촬영법과 감각적인 음악으로 제네시스만의 스타일과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노션은 스펄링 CCO가 처음으로 몸담은 한국 기업이다. 그는 “한국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새로운 것’과 ‘전통적인 것’, ‘구세대’와 ‘젊은 세대’ 간 사고방식이 어울리는 곳”이라며 “단기간에 동아시아 문화의 적통 자리를 꿰찼다는 게 놀랍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노션에 1년간 다니면서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큰 잠재력을 갖췄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이노션의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최근 광고업계 화두로 떠오른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해선 “앞으로는 AI에 익숙해지지 못하면 도태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이노션이 업계를 선도하는 리더인 만큼 AI 학습 등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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