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종부세·금투세' 파장 커진다…중도 확대 디딤돌 전략

한병찬 기자 2024. 7. 1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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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연임 선언하며 '감세론'…친노·친문은 반발
조국당 등 진보 정당도 반대…이재명은 '정면돌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8·1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1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금융투자소득세 유예와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 '감세론'을 꺼내 들며 당내 계파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10일 당대표직 연임 도전을 선언하며 종부세에 대해 "불필요하게 과도한 갈등과 저항을 만들어낸 측면이 있는 것 같다. 근본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는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투세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생각하고 거래세를 대체하는 것이라 없애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주식시장 악화 원인을 정부가 제공했는데 피해마저도, 조금 올랐는데 세금 떼버리면, (투자자들이) 억울할 수 있겠다. 시행 시기는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의 발언은 사실상 당대표 연임이 확실한 상황에서 대권을 위한 중도층 확장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종부세는 노무현 정부, 금투세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추진해 온 만큼 친노(친노무현)계와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예상된다.

이 후보의 경쟁자로 꼽히는 김두관 당대표 후보는 당의 정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며 직격했다.

김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세제와 관련해서 종부세·금투세 조정이 아니라 이것은 지켜야 할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종부세와 금투세를 건드리는 것은 우리 당의 세계, 정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서 저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연대 전선을 형성해 온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후보는 이 후보의 발표 이튿날인 11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 후보의 종부세 재검토·금투세 시행 유예 입장에 반대했다.

조 후보는 지난 14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에 거주하는 많은 분이 종부세가 폐지될 경우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엄청나게 사라진다는 점을 모르고 계신다. '지방교부세'는 '종부세'에서 뽑아 쓰는 것"이라며 "또 종부세를 줄이거나 아예 없애겠다고요? 그러면 지역, 완전히 망한다"고 적었다. 조 후보 외에도 민주당 내 친문계 의원들은 종부세 완화 혹은 폐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진보당도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종부세와 금투세에 대한 이 후보의 언급도 실망스럽다. 실망스러움을 넘어 무척 우려스럽다"며 "진정으로 '먹사니즘'을 유일한 이데올로기로 생각한다면, 부자 감세가 아니라 소득 재분배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같은 반발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전날 열린 민주당공명선거실천 서약식 이후 '금투세와 종부세 관련해서 친문·친노 측에서 당의 정체성을 파괴한다고 지적하고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양한 입장들을 조정해 가는 게 정치인이고, 거기에 국민들의 뜻을 존중해서 합리적인 결론을 내는 게 우리가 해야 될 일"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여당이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황에서 야당이 책임을 강조하며 성장을 얘기하게 된 것"이라며 "현재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진단에서 나온 것이지 가치관이 변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 시점에 종부세 완화를 꺼낸 것에 대해선 "선거를 준비하는 사람이 유권자에 애정을 표시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논의를 거치며 정리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조심하는 분위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날 이 후보가 제안한 종부세 개편과 금투세 유예 등 세제 개편 논의에 즉시 착수할 것을 제안했다. 반면,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를 공전시키면서 종부세와 금투세를 논의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취지는 좋으나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공식 회의 석상에서 논의된 건 없다"고 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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